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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의 유통기한, 지킬 필요가 있을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거의 모든 가정에서는 상비약을 구비해두곤 합니다. 상비약을 잔뜩 준비해두면 마음이 조금쯤은 든든해지는데, 여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같이 상비약을 관리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또 다쳤을 때를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약을 쓰지 않으니 의약품의 유통기한은 아주 쉽게 지나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약을 지금 복용해도 정말 안전할까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애초에 약에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약은 기본적으로 썩거나 진액이 분비되는 경우는 없는데다 가루약도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약에도 엄연히 유통기한이 존재하며, 그 기간이 지났다면 파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약 의약품의 유통기한이 유명무실하다면 정부가 식품회사들에게 하는 것처럼, 제약회사들에게 의약품의 유통기한을 명시하도록하는 의무를 지게 할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약회사들은 샘플의 열화를 단기간 관찰하거나 유효성분의 경년열화를 계산하여 유통기한을 산출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났다면 약효 또한 사라지게 됩니다.
다만 식품의 유통기한에도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의약품도 유통기한이 지났다고해서 반드시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닙니다. 의약품이 당초의 목적인 약효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의 유통기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경우에는 개봉을 하지 않았다는 전제조건이 붙습니다. 개봉된 식품이 외적인 요인에 의해 열화가 빨리 진행되므로, 개봉된 의약품 역시 높은 기온이나 습도, 직사광선 등의 외적 요인에 노출되면 품질이 열화되고 변형되고 맙니다.
그 결과, 제약회사들이 설정했던 유통기한 같은건 무효화되며, 인체에 피해를 끼칠 가능성도 생겨납니다. 이런 경우, 복용해도 운이 좋다면 본래의 약효를 발휘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그치겠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우리 신체에 끔찍한 악영향을 끼치고 맙니다. 대체 우리 몸에 어떤 이변이 생길지는 아무도 예상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일부러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복용한다는 건 러시안 룰렛을 돌리는 것이나 다름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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