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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옛말이 있는데, 사실 쓴맛은 약의 맛이 아니라 "독"의 맛입니다. 우리가 쓴맛을 느끼고 멀리하는 이유는, 독극물을 섭취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것이 쉽게 간과되는 이유는, 고들빼기나 브로콜리처럼 쓴맛을 내더라도 독이 없는 식물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슈퍼나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일이나 야채들은 자연 상태 그대로의 식물들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선택받아, 수천년의 품종개량을 통해 인간에게 길들여진 것들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죠.

 

 

 

아이들이 쓴맛을 싫어하는 이유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에는 여러 독성 식물들이 버젓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는 유독 쓴맛을 내는 것이 많은 편입니다. 원래 쓴맛은, 한번 뿌리를 내리면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 해충이나 주변의 동물 또는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만든 보호방법 중 하나로, 주로 알칼로이드 성분 탓입니다. 양귀비에서 추출한 모르핀, 강력한 진통, 환각 효과를 갖는 코카인, 말라리아의 치료제인 키니네,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처럼, 알칼로이드 중에는 동물의 몸속에 들어가면 특이한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들이 많은 편입니다. 

따라서 많은 동물들은 쓴맛을 독이라고 느끼며, 가능한한 피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인간도 이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본능에 보다 충실한 아이들의 경우, 어른들에 비해 훨씬 쓴맛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죠. 반대로 자연상태에서 단맛을 내는 식물은, 쓴맛이나 신맛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편입니다. 또 열량을 내면서 에너지원으로도 비축이 가능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이 단맛을 내는데, 이것들은 칼로리도 높고 소화도 쉽기 때문에 생존에 훨씬 유리하죠. 그렇기에, 대부분의 동물들은 쓴맛을 피하며, 단맛을 선호하도록 진화한 겁니다. 

인간 역시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쓴맛을 감지하도록 진화해온 결과, 인간의 쓴맛을 감지하는 수용체는 25종으로, 다른 맛의 수용체 종류를 모두 합친 5종에 비해 5배나 많습니다. 사실 인간은 다른 동물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미각이 민감한 편입니다. 예를 들면 고양이는 단맛을 느끼지 못하고, 팬더는 본래 육식 동물이지만, 고기 맛을 느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탓에, 소화가 잘되는 고기를 먹지 않고, 스스로 소화를 시킬 수 없는 죽순만 먹는 섭식장애 동물입니다. 때문에 소화가 힘들어 하루종일 잠만 자게 되죠.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쓴맛에 대한 감수성이 무뎌져, 쓴맛을 느끼기 힘들어집니다. 어른이 되면 쓴맛에 적응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쓴맛을 적게 느끼게 됩니다. 쓴맛뿐만 아니라 단맛, 신맛 등의 다른 미각도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맛을 더 강하게 느낍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인간은, 본능적으로 쓴맛을 기피하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들이 쓴맛을 싫어하게 되는 것이죠. 즉, 미성숙하기 때문이 아니라 본능때문입니다. 에스프레소를 아메리카노라고 착각하고 들이키는 것은, 남녀노소 이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유쾌하지 않은 경험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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