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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에는 왜 그렇게 인구가 많을까?
2020년을 기준으로 대한민국은 이제 인구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민등록 인구는 약 5,200만명이었는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약 0.68%에 해당하는 수치죠. 반면 세계적인 인구 대국인 중국은 약 14억, 인도도 13억 5천만명 정도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데 이 두 나라만으로도 전세계 인구의 36%를 초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들은 왜 그렇게 인구가 많을까요? 넓으니까?
단순히 면적만을 놓고 보면 중국과 인도의 인구를 절대 설명하지 못합니다. 일례로 러시아, 캐나다, 미국은 중국보다 영토가 더 넓으며, 브라질이나 호주는 면적상 중국에 필적하면서도 인도의 2배를 넘기고 있습니다. 또 전 세계 육지의 총 면적은 약 1억 5천만km² 이며, 전세계 인구 밀도는 46.7km²로 추산되는데 중국과 인도의 인구밀도는 각각 148km², 380km²로 세계 평균 수준을 아득하게 뛰어넘고 있습니다. 즉, 중국과 인도는 단순히 넓기만 한 것이 아니라 넓은 영토에 엄청나게 많은 인구가 몰려살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인구 과밀 현상은 어떻게해야 설명될 수 있을까요? 근대 이후 의료와 농업생산성의 발전으로 인해 최근들어 대두되기 시작한 현상인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는 반정도 맞는 말입니다. 20세기 이후 중국과 인도의 연평균 인구증가율은 대략 0.7~0.8%를 기록했으니까요. 다만 동시기 세계 평균 연평균 인구증가율이 0.8%였으며 상대적인 비율로 따지면 이 두나라만이 특별한 케이스는 아니었습니다. 사실 근대에 접어들기 이전, 아니 문명이 시작된 시점부터 중국과 인도는 인구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은 기원전 시점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세계 인구의 15~40%를 꾸준히 차지해왔습니다. 전란이나 대기근 등 부침(浮沈)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증가의 스노우볼링이 수천년간 지속된 까닭에 현재의 어마어마한 인구수가 있을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대체 그 문명 초기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 두나라의 인구가 많을 수 있었을까요? 애초에 인간은 아프리카에서 발생했고,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나 이집트 문명이 시기상으로 황하 문명이나 인더스 문명을 훨씬 앞서고 있었을 텐데요!?
숫자로 표현된 면적으로만 따지면 인도와 중국은 전 세계 육지의 10분의 1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 상의 넓은 육지 중에 사람이 살기 좋은 땅이 되려면 이런 저런 제약이 뒤따릅니다. 먼저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너무 추워서도 너무 더워서도 안됩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먹어야 살 수 있으니 식량이 필요하고, 그 식량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서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토지가 필요합니다. 또 농사를 지으려면 물이 있어야하며 인구가 많아질수록 필요한 경지면적도 넓어지니, 강을 끼고 있는 넓은 평야가 가장 살기 좋은 땅이 될 수 있겠죠.
이런 저런 조건들을 보면 지구상에서도 시베리아, 남극대륙, 그린란드, 알래스카, 사하라 사막, 아마존 등은 애초에 인간이 모여 살기가 매우 힘들며, 몽골, 멕시코 북부, 호주 동부, 중앙 아시아의 내륙 지역은 수자원이 너무 적어 농업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금 보면 천혜의 환경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동남아 지역도 심심찮게 내리는 호우 때문에 관개에 불리하며 밀림이 너무 많습니다. 오늘날 최강급 농업생산력을 자랑하는 미국의 대평원 지역조차 강수량이 너무 적은 데다 농업에 이용할 수 있는 가축이 전무하다시피했죠.
정리하자면, 위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는 살기 좋은 땅은 지구상에서도 상당히 제한적이며, 중국과 인도는 운 좋게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살기 좋은 땅의 약 1/4을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즉, 단순 면적은 10분의 1일에 불과할지라도 매우 좋은 땅을 차지하고 있으니까 인구가 많을 수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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