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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널찍한 잔디와 정원이 있는, 동화같은 농촌의 전원 생활을 꿈꿔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뭔가 농업이라고 하면 인간이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한 자연 친화적인 산업이고, 지속가능하며, 농업으로 인류 생활이 한단계 진보했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건 전부 거짓말입니다. 농업은 사실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지극히 인공적이고, 서서히 지력을 고갈시키며, 농업 이전의 시기에 비해 생활수준이 향상되었다고도 단언하기 힘듭니다.

 

INDEX

1. 농업은 자연친화적인가?
2. 농업은 지속가능한 산업인가?
3. 농업으로 과연 인류는 진보했는가?

 

 

1. 농업은 자연친화적인가?

 

애초에 농업이 시작된 것은, 인류 전체의 역사에서 보면 대단히 짧은 기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인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는 약 600만년전.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한 것이 기원전 30만년 전이며, 최초의 농업이 시작된 것은 불과 1만년 전이기 때문입니다. 

 

즉, 인류는 농업이 시작되기 전인 599만년 동안 인류는 수렵 및 채집활동에 적합하도록 진화해왔지, 잡초를 뽑고 양동이를 나르는 작업을 염두에 두고 진화해오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농업 혁명이 시작된 이후의 고대 유골을 보면, 관절염에 시달렸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현생 인류가 등장한 30만년 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유전자가 거의 변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농업은 전혀 인간의 본연적인 삶의 방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자신의 편의를 위해 작물 재배를 시작하기 전까지만해도, 지금의 밀, 옥수수, 쌀과 같은 작물들은 인간의 손길 따위 닿은 적 없는, 완벽한 야생의 식물종이었습니다. 농업이란 이들을 인간의 관리 및 통제 하에 두는 것입니다. 겉보기에만 녹색이고 자연적이지,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지극히 인공적인 행위인 겁니다. 

 

 

 

2. 농업은 지속가능한 산업인가?

 

"이라크" 또는 "중동" 이라고 하면 주로 테러, 전쟁, 석유, 이슬람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기 쉽습니다. "사막" 이라는 인상도 있을 수가 있죠. 또 약간이라도 교양이 있다면,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도 떠오를 겁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생겨난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서아시아의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 사이의 중심 지역을 일컫는 명칭입니다. 현재로 따지자면, 이라크 지역과 그 근방에 위치합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이면서 동시에 최초로 농업이 시작된 문명이기도 합니다. 아니, 잠깐? 이라크 사막 한복판에서, 농업이라고?

진실은 이렇습니다. 당시 그 지역은 전혀 사막이 아니었습니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이라고 불리우던 그곳은, 명백히 숲이 무성하고 비옥한 농토로 유명했습니다. 다만 수천년간 이어진 농업으로 지력이 고갈되고, 오랜 관개로 인해 염분 농도가 짙어져, 전부 사막화가 진행되었을 뿐입니다. 

 

 

 

3. 농업으로 과연 인류의 생활 수준은 진보했는가?

 

「인류」 라는 종의 측면에서 볼 때는, 확실히 농업을 통해 진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농사를 통해 식량이 확보되자, 특정 지역에 정착을 할 수 있게 되고, 이 정착 덕분에 출산율이 증가했습니다. 즉, 인구 부양력 증대를 통해, 전체 인구수가 증가하게 되고, 이렇게 증가된 인구를 통해 집단 자체를 방어하는데도 유리해지고, 다른 집단을 공격하는데도 유리해지게 됩니다. 즉, 사회의 생존과 경쟁 측면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개인의 입장에서 볼때, 농업을 통해 그 생활수준이 향상되었다고 일률적으로 이야기하기 힘듭니다. 농경을 시작하면서 탄수화물 위주로 식단이 바뀌었고, 비교적 영양적으로 불균형적인 식생활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수렵 채집 시절에 비해 줄어든 평균 신장이 그 증거이죠.

 

또 농업을 통해 증가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일정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해야만 했는데, 자연 재해 등으로 인해 흉작이 발생하면 치명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해버립니다. 또 전쟁 등을 통해 농지가 황폐화되는 리스크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렵 채집 사회라면, 단순히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이를 회피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채집이나 수렵을 통해 얻어지는 과일이나 고기에 비해, 농사를 통해 생산되는 곡물은 압도적으로 뛰어난 저장성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이렇게 발생한 잉여생산물 때문에, 불평등한 계급사회가 형성되었고 빈부격차가 발생했으며, 결국 전쟁이 더 활발해지는 원인을 낳았습니다. 따라서 인류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 농업을 통해 생활 수준이 더 나아졌다고 확언하기 힘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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