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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은 한국에만 존재한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세뇌교육 중 하나가, 사계절은 우리나라만 존재한다는 교육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만 사계절이 존재한다고 착각하는데, 북극이나 남극 또는 적도 부근에 위치하지 않은 나라라면, 어느 나라든 사계절은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유럽에 비하면 연교차가 비교적 큰 편이고, 여름에는 태풍이 몰아치고 겨울에는 눈폭풍에 직격당하는 익스트림성(Extreme性)이 있는 특징은 있지만, 이건 중국이나 일본 동북부 지방 역시 똑같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자국에만 사계절이 존재한다고 믿는 나라는 오직 한국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옆나라 일본 역시 자국에만 사계절이 존재한다고 or 뚜렷하다고 믿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사실 일본은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는 편이라, 대륙성 기후에 가까운 중국이나 한국보다 훨씬 연교차가 적은 편인데도요. 하도 철저한 사계절 세뇌교육을 받다보니, 한국에도 사계절이 있다고 이야기하면 새삼스레 놀라며, 일본만큼 뚜렷하지는 않겠지?하며 의심스러워하는 일본 사람도 있을 정도입니다.
사계절의 원인은?
가장 대표적인 오해는, 태양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여름이고 멀어지면 겨울이라고 인식을 하는 것입니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1년내내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변화는 온도차가 생길만큼 크지 않습니다.
사계절이 존재하는 이유는,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지구와 태양의 위치 관계에 의해, 지구의 특정 지역으로 들어오는 태양광의 조도가 조금씩 변화하게 됩니다. 북반구의 경우, 지구의 자전축이 태양을 향할 때 태양광의 조도가 가장 높아지며, 우리는 이 시기를 여름이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지구의 자전축이 태양 반대쪽을 향하게 되면 북반구의 태양광의 조도가 낮아지며, 이 시기가 겨울이 되는 것이죠.
사계절이 뚜렷한 게 좋은 것일까?
우리나라에 사계절이 존재한다라는 세뇌교육 속에는 항상 사계절이 뚜렷한 것은 좋으며 장점만이 존재한다는 억지자랑이 동반됩니다. 자기가 사는 나라의 우수성을 발견하고, 애국심을 가지는 것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나, 아쉽게도 사계절에 대한 것만큼은 번지수를 잘못 찾았습니다. 사계절의 좋은 점이라고는 다양한 기후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정도인데, 그 다양성이 극단적인 수준이라는 것이 함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는 여름에는 폭염과 태풍, 겨울에는 혹한과 함박눈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 있는데, 유럽처럼 해양성기후의 영향을 받아 비교적 온건한 사계절을 가지고 있는 국가에서는 여름은 그렇게까지 덥지 않고, 겨울 역시 그렇게까지 춥지 않습니다. 한국 수준의 폭염이나 폭설은 매우 드문 편이고, 태풍은 1년내내 거의 오지 않죠. 그러면서도 봄에는 꽃이 만개하고, 가을에는 단풍이 물드는 등, 사계절의 좋은 부분만큼은 빼놓지 않고 가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은 연교차가 너무 극심하기 때문에, 결코 적지 않은 개인적・사회적 비용이 발생합니다. 먼저 모든 사람이 체질적으로 더위에 강하거나, 추위에 강한 게 아니라서, 많은 사람들이 계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또 계절옷이나, 냉난방비 같은 개인적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어갈 뿐만 아니라, 1년내내 작물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서, 식료품 가격도 비싸집니다. 뿐만 아니라 극심한 온도차를 견뎌내야하니, 전자기기・자동차 등의 개발비용도 더 늘어나게 되죠. 게다가 열대 지역은 홍수 대비만 철저히하면 자연재해 대비는 거의 끝나지만, 한국은 홍수・폭설・태풍 등에 전부 다 대비해야만 하기에 인프라 측면에서 명백히 불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사계절의 장점을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그런 극단적인 계절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모로 궁리해야만 했으므로 이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근면하고 성실하며 똑똑한 편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계절과 국민성, 지능 등의 상관관계에는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외려 그런 논리라면, 한반도보다도 훨씬 더 극단적인 환경인 사하라 사막 지대나 북극이나 시베리아에 사는 사람들은 왜 한국인보다도 더 성실하고 똑똑하지 않을까하는 자가당착에 빠지고 맙니다. 심지어는 이 논리는 한국처럼 비교적 사계절이 뚜렷하면서도 지진이나 해일, 폭풍마저 훨씬 더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위호환격인 일본에 사는 일본인이 한국인보다 더 우수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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