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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삼시세끼 기름진 요리만 먹을까?
예전에는 중국요리라고 하면 짜장면, 탕수육, 만두 정도가 대표주자로 손꼽혔는데 요즘에는 훠궈나 마라탕, 마라샹궈 같은 사천 요리가 상당한 유명세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요리들은 하나같이 기름진 편인데, 이런 면면 때문에 한국에서는 중국요리란 거진 다 기름지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화요리에는 볶거나 튀기는 것뿐만 아니라 찌고, 삶고, 데치고, 굽는 등 다양한 요리법이 있기는 하지만, 중화요리의 볶음 계열 요리에 공격적으로 투입되는 기름의 양을 보면 중국요리는 기름지다는 인식에 어느 정도 납득이 가곤 합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기름진 요리가 발달하게 된 것일까요? 그 배경에는 중국의 수질이 있습니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석회질 토양이 대다수이기에 수질 자원의 상당수가 석회수입니다. 이렇다 보니 찬물을 그대로 음용할 수가 없어 차로 만들어 마시는 습관이 생겨났으며, 또 요리에 곧바로 쓰기에도 그다지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요리에 물을 써야만 하는 경우는 적지 않았기 때문에 재료를 쪄내는 조리법이 발달하게 되었죠. 그래도 이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물 대신 기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조리법이 발달하게 된 겁니다.
흔히 중국요리는 엄청나게 기름지지만, 중국인들이 미국인들처럼 살이 안찌는 걸 보고 차를 마시는 습관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명 차의 성분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차 마시는 습관 덕분에 지방의 축적 경향이 약해지고, 체내의 지방이 효율적으로 분해되는 등 순기능은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섭취한 칼로리가 뿅하고 전부 증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국인들이 미국인들처럼 심각한 고도 비만이 그렇게까지 많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인이라고해서 삼시세끼 기름진 것만 먹고 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중화요리라고 하면 그 지역별로 천차만별이지만, 그래도 몇가지 공유하는 특징 중 하나가 아침식사는 비교적 간단하다는 겁니다. 중국식 아침요리는 죽이나 채소절임, 우유, 두유 등이 중심이며 좀 기름진 거라면 반죽된 밀가루를 기름에 튀겨서 만드는 유타오(油条)를 먹기는 하는데 이 또한 보통 중국식 콩국인 더우장(豆浆)에 곁들여 먹는 편이죠. 보통 중국인들의 주식으로 삼는 것도 보들보들한 죽, 빵, 다양하게 가공한 계란 요리가 주류를 이루며, 만두를 많이 먹기는 하지만 중국 만두의 기본은 물만두이며, 기름이 사용되는 군만두의 지분은 물만두에 비할 바가 못됩니다.
또 중국인들은 짜고 매운 국물이 건강에 안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훠궈나 마라탕을 먹더라도 국물은 직접 마시지 않는데,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밥을 말아 싹싹 긁어먹는 한국과는 대조적인 형국이죠. 더군다나 중국인들 역시 밥이나 빵, 국수, 만두 등을 주식 개념으로 먹기는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급으로 극단적으로 탄수화물 섭취에만 치중해있는 식습관은 아닙니다. 정리하자면, 수질 자원이 불리하기에 중국에는 기름진 요리가 발달하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인들이라고 해서 삼시세끼 기름진 음식만 먹는 것은 아니며, 또 탄수화물의 비중은 한국에 비해 낮은 편이기 때문에, 비록 요리들이 전반적으로 다소 기름지더라도 비만율이 극단적인 수준에까지는 이르고 있지는 않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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