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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떻게 해야 물 위를 달릴 수가 있을까?
기독교의 영향이건 아니건 물 위를 달린다는 것이 기적에 가까운 행위라는 사실은 누구나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닌자물 같은 데서는 진짜로 수상주행이 나오기도 하니, 실제로 되는지 안되는지 시험해본 적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실제로, 동물 중에서는 물 위를 달릴 수 있는 종도 존재하니까요. 물의 표면장력에 의존하는 소금쟁이 같은 곤충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실리스크 족의 도마뱀은 다리를 바삐 움직여서 문자 그대로 물 위를 달리기도 합니다. 물위를 달린다는 행동이 실은 과학적이라는 말을 듣게 되면, 왜 도마뱀은 가능한데 인간은 불가능한가하는 의문이 당연히 고개를 듭니다. 대체 이 도마뱀들은 어떻게 물 위를 달릴 수 있는 것이며, 인간이 이를 흉내내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극복해야할까요?
먼저 인간이 왜 물 위에 서 있을 수가 없는지부터 체크해봅시다. 땅이나 나무, 콘크리트 등 고체 위에서라면 인간은 아무 문제 없이 걸을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고체는 그 입자끼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어있기 때문에 인간의 체중 정도에는 쉽게 견뎌낼 수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물과 같은 액체의 경우, 그 입자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라서 액체 위에 발을 디디면 인간의 체중을 지탱하기는 커녕 쑥 하고 발이 빠져버리고 맙니다. 반면 몸집이 작은 동물들이라면 물의 표면장력을 이용해서 물 위를 걸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한 대표적인 예로는 소금쟁이가 있으며, 몇몇 종류의 거미들도 가능하죠.
문제는 이 표면장력을 이용하는 방법은 중량이 1그램 미만일 경우에만 유효하다는 점입니다. 무게가 1그램 이상이 되어버리면 표면장력만으로는 지탱할 수가 없기 때문에 물 위에 뜰 새도 없이 가라앉고 말며, 물 위를 걷거나 달리는 행동은 불가능해지는 것이죠. 그러나 매우 쎄게, 그리고 빠르게 물을 걷어차면 중력을 일시적으로나마 극복할 수가 있습니다. 수면 아래에서 수영 스트로크하는 요령으로 다리를 매우 빨리 번갈아 움직여 발길질을 하면, 가라앉지 않고 물 위를 걸을 수가 있습니다. 물 위를 뛰어다니는, 상기한 바실리스크 족 도마뱀들은 바로 이 방식으로 물 위를 달립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이 방법이 어려운 점은 다리를 수면에서 들어올리는 동작 때문에 몸 전체가 수면 아래로 당겨지며, 이 힘을 어떻게든 완화해야만 물위를 달릴 수가 있다는 점입니다. 물 위를 뛰어다니는 동물들은 모두가 이 부분을 슬기롭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실리스크 족 도마뱀들은 발가락에 술이 달려 있어서, 이 술이 수면을 강타하는 힘을 강화시킴과 동시에 공기주머니를 만들어 아래에 당겨지는 힘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작은 도마뱀과는 달리 훨씬 체중이 무겁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이 물 위를 걷기위해서는 도마뱀 같은 특수한 형태의 발을 가져야할 뿐만 아니라 체중에 상당하는 힘도 필요해지는 것이죠.
연구자들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1초에 4회, 초속 30미터 정도의 속도로 수면을 강타하면 물위를 달릴 수가 있다고 합니다. 이 힘은 대략 일반인의 근육이 낼 수있는 최대치의 15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힘이죠. 좀 특수한 신발을 신는다면 초속 10미터 정도로도 물위를 달릴수가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상급 육상선수조차 그 정도 속도는 낼수가 없습니다. 즉, 육지에서의 수상보행이란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이죠. 하지만 우주에서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다리에 작은 지느러미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지구 중력의 10% 정도의 상황이라면, 대략 7초 정도는 물위에 서있을 수가 있다고 합니다. 즉, 지구 중력의 17%에 해당하는 달에서라면, 수행만 제대로 한다면 물위를 걸을 수가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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