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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로 몸을 소독시킬 수 있을까?

알콜은 기본적으로 제균작용을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거의 모든 건물에는 필수적으로 알콜 소독액이 배치되어 있으니, 우리 모두가 이를 잘 알고 있죠. 그렇다면 술은 어떨까요? 술에도 알콜은 들어가 있으니, 우리 몸 속에 들어가면 제균효과를 발휘하기도 할까요? 옛날 탄광 노동자들이 체내의 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삼겹살과 소주를 즐겼다는 미신처럼, 사실 이미 예전부터 술은 소독액처럼 활용되었습니다. 그리스의 의사인 갈레노스는 서력 150년에 이미 검투사들의 상처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와인을 사용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마시는 술에 포함되어 있는 에탄올은 알콜의 일종입니다. 다만 그 농도는 낮은 편인데, 항균 물티슈 등에는 평균 70%의 알콜이 포함되어 있는 반면 보드카에는 40%, 소주에는 20%, 맥주에는 5% 정도만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알콜 음료들은 세포막을 파괴할 정도의 농도는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죽이는데는 충분히 유효하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맥주는 콜레라균을 죽이며, 와인 역시 살모넬라나 노로 바이러스 등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이 장내에서 증식되는 것을 사전에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연구자들은 적은 농도의 에탄올로도 세포막은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에, 위에 남아 있는 유해한 미생물에 알코올이 작용하여 이들을 죽이는 것이 아닐까하고 추측하고 있죠.

다만, 정말 술이 우리 체내에서 항균작용을 한다면, "술이 인체의 유익한 미생물마저 죽여 없애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들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 속에는 유해한 미생물 뿐만 아니라 유익한 미생물들도 많이 살고 있으니까요. 알코올에 피아식별 능력이 있을 리는 만무하니,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이야기입니다만 다행히도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체내 미생물 중 대다수가 결장에 위치하지, 위에는 위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보통 알콜은 위산과 섞인 상태에서 장의 상부에 도달하기 전에 전부 흡수되기 때문에 장내의 유익한 미생물들과 접촉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죠. 

정리하자면, 소량의 알콜을 정기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심각한 위궤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헬리코박터 균 등에 감염될 리스크를 줄여줍니다. 즉, "술로 몸을 소독시킬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대해서는 일단 O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적당"이라는 수준을 넘어서서 알콜을 대량으로 섭취하게 되면 장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유익한 박테리아들에게 피해가 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유해한 미생물이 증식하는 시간과 공간을 주고 말죠. 즉, 저녁 식사와 함께 즐기는 와인 한잔 정도는 식중독 예방에 큰 도움이 줍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치게 되면 그 다음날 겪게되는 숙취 정도야 귀엽게 느껴질 만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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