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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젖꼭지는 왜 있는 걸까?
우리 인간의 신체에는 의외로 필요가 없는 부분이 여럿 존재 합니다. 다만 사랑니, 꼬리뼈, 목젖처럼 옛날에는 쓰였지만 지금은 퇴화된 기능과는 달리, 남자의 젖꼭지에 대해서는 그런 변명을 늘어놓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대체 왜 남자 젖꼭지가 존재하는 걸까요? 피어싱할 곳을 늘리기 위해? 배고픈 유아들을 속이기 위한 공갈 젖꼭지 기능? 여자처럼 수유를 위해서 쓰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아무 이유 없고 또 무기력하게 가슴에 달려 있는 주제에, 오래 달리기를 하면 옷에 쓸려서 스페셜한 고통을 맛보게 해주는 등 단점 투성이로만 보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태아의 발달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태아 시절, 아직 성호르몬의 작용이 완전해지기 전까지만 해도 남자조차 여자의 몸을 기본으로 한 설계도 의해 발달하게 됩니다. 인간의 젖꼭지는 바로 이때 생겨나는 것으로, 남녀 모두 젖꼭지는 성별이 결정되기도 전에 발달해버리고 맙니다. 그 후 성별을 결정하는 특별한 유전자인 Y염색체가 발현되며, 남성 호르몬은 이때부터 작용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그리하여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남자만의 특징적인 신체구조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도 굳이 젖꼭지를 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간은 젖꼭지를 달고 살게 됩니다.
바로 이런 측면 때문에, 남자 젖꼭지든 여자 젖꼭지든 그다지 큰 생물학적 차이는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론상 남자조차 상당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을 투자하면 젖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죠. 실제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 중에서도 적절한 호르몬과 도구를 활용해 유선을 자극한 결과, 모유 수유에 성공한 역사적인 예도 존재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경우 남자의 젖꼭지가 젖을 분비할 일은 절대 없으며, 달려 있다고 해서 생존이나 번식에 특별히 해를 끼치지는 않기 때문에 그저 무기력하게 살아남아 오늘날에까지 이르렀던 것이죠.
참고로, 모든 포유류가 인간처럼 수컷 암컷 가리지 않고 다 젖꼭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쥐는 암컷과 수컷의 젖꼭지가 다릅니다. 쥐 역시 인간처럼 태아가 형성된 시점에서는 젖꼭지가 발달하기 시작하지만, 유방조직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서 PTHRP라고 하는 특수한 단백질이 작용하여, 암컷과 수컷이 발달 결과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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