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호흡을 하면 술을 깰 수 있을까?

 심호흡을 하면 술을 깰 수 있을까?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에탄올이 되며 우리의 장에서 혈관으로 흡수됩니다. 그 후 뇌나 혈관 등 신체 기관에 작용하기 시작하면서 술에 취한 상태에 빠져들고 말죠. 이후 간의 기능에 의해 알코올이 다른 성분으로 분해되면서 취기가 사그라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간장의 작용에 의해 체내에 있는 에탄올의 90% 정도가 분해되는데 그렇다면 이 간 기능을 촉진시킨다면 빨리 술에서 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적어도 오늘날까지는 간 기능을 촉진하는 수단은 없다는 것이 함정이죠.

그럼 다른 수단은 없을까요?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완전히 취해버렸을 때, 우리는 전통적으로 물을 마셔서 술을 깨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어느 방법을 동원하건 간에 즉각적인 효과는 별로 기대할 수 없으며, 가장 좋은 방법은 그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깨는 것이죠.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왜인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심호흡을 하면, 술기운이 한숨과 함께 방출되어버리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는 겁니다. 정말 그럴까요?

호흡을 통해 우리 몸속의 기체가 체외로 배출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기본적으로 어느 기체의 농도가 폐 속보다도 혈액 속이 더 높은 경우, 그 기체는 호흡을 통해 배출됩니다. 이산화탄소가 우리 몸에서 배출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인간의 폐에는 폐 모세 혈관이라는 미세한 혈관이 깔려 있는데 이 모세 혈관 속의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폐 속으로 들어오는 공기보다 높으면, 그 농도 차이에 의해 이산화탄소가 폐에서 방출되어 최종적으로는 입과 코에서 체외로 방출됩니다. 

에탄올도 이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혈중 에탄올 농도가 공기보다 높은 경우, 우리의 날숨과 섞여서 체외로 배출됩니다. 교통 경찰들이 주로 사용하는 알코올 측정기는 바로 이 작용을 활용한 기계이죠.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심호흡을 계속해서 혈중 에탄올을 계속해서 방출하면 쉽게 술을 깰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좋은 생각은 아닙니다. 그러다가는 에탄올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도 급속히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에 몇 분 지나지 않아 기절해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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