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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왜 녹색일까?
왜 식물의 잎은 한결 같이 녹색일까요? 이런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식물은 엽록소를 통해 광합성을 하고 있는데, 그 엽록소가 녹색이니까. 그렇다면 한번 더 질문을 던져봅시다. 왜 엽록소는 녹색인가요? 이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의 대답이 궁색해질 겁니다. 사실, 과학적으로 왜 엽록소가 녹색인지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설에 의하면 식물이 변동하는 햇빛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엽록소가 녹색을 띄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는 수천 수만가지의 색상이 있는데 대체 무슨 이유로 녹색을 선택한 것일까요?
누구나 알다시피 식물은 햇빛을 흡수하고 에너지를 생성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효율적인 색상은 검은색일 겁니다. 검은색은 모든 빛의 파장을 흡수해버리니까요. 그런데 자연계의 식물들 중 완전히 검은 색깔의 식물은 어딜 찾아봐도 없습니다. 사실 식물이 녹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그 식물이 가장 많이 반사하는 빛의 파장이 녹색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햇빛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녹색 파장이라는 점인데, 이 말은 즉슨 식물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햇빛 중 거의 대부분을 거절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비효율적이죠.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식물은 가능한한 많은 햇빛을 흡수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변동이 적은 빛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합니다.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는 점에서, 인공물로 따지면 식물은 일종은 작은 태양광 발전 설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이 만들어낸 발전 설비의 경우 급격한 전압변동에 어느 정도 대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반면, 식물에겐 그런 복잡한 구조까지는 기대할 수가 없지요. 여기서 문제는 식물에게 내리쬐는 햇빛이 항상 일정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다른 잎사귀에게 가려지거나, 갑자기 구름이 걷히기도 하는 등 식물이 받는 햇빛은 그때 그때 항상 변화하고 있습니다.
즉, 전압이 아무 전조도 없이 수시로 바뀐다는 것이며 이러한 에너지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식물이 선택한 방법은 흡수하는 햇빛을 제한함으로서 에너지 급증을 막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햇빛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녹색 파장을 거절하고 그 외의 파장만을 흡수함으로서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도록 진화한 것입니다. 만약 에너지 효율만을 위해 식물이 모든 햇빛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면, 다시말해 식물이 녹색이 아니라 검은색이었다면 햇빛의 변화에 지금보다 훨씬 더 취약했을 겁니다. 정리하자면, 식물이 녹색인 이유는 광합성을 하기에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색깔이 바로 녹색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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