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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은 존재할까?

귀신이란, 죽은 영혼이 현세에 미련과 원한이 현세에 남아 구천을 떠돌고 있는 존재라고 전해집니다. 이들은 주로 생전의 모습이나 살해당한 당시의 모습으로 시각화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흰 옷을 입은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출몰하는 시간대는 자정무렵이 가장 많으며 새벽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와 함께 사라진다고 합니다. 귀신은 다른 말로 유령(幽霊)이라고도 하며, 영혼을 숭배하는 이러한 토테미즘(Totemism)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미신 중 하나이죠. 

만약 사망한 인간의 영혼이 귀신이 된다고 가정하면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어째서 이 세상은 귀신으로 넘쳐나지 않을까요? 분명 인간이라는 종이 발생한 태고 시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수백 억명 이상의 사람이 죽었을 겁니다. 호모 사피엔스 뿐만 아니라 호모 에렉투스나 호모 하빌리스 같은 사람속에 속했던 인구를 따지면 그보다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주된 변명은, 죽은 사람은 모두 귀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억울하거나 비참하게 죽은 사람의 영혼만이 이승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귀신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역설이 하나 생기는데 인간의 죽음은 거의 대부분이 억울하고 비참하며 고통스럽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흔히 평화로운 죽음이라고 이야기하는 자연사의 경우,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조차 자연사를 맞이할 확률은 대략 5%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95%의 사람들은 사고나 질병, 부상, 살인, 자살 등에 의해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되죠. 백번 양보해서 그 5%의 자연사라고 할지라도 그들 중 대부분은 장기간의 호흡곤란을 경험하면서 결코 적지 않은 고통 속에서 죽게 됩니다. 

 

즉, "억울하거나 비참하게 죽은 사람의 영혼만이 이승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귀신이 된다" 라는 가정 하에서는 지금까지 죽은 거의 모든 인간들이 이미 귀신이 된 상태라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논리를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미생물의 영역까지 전개해보면 이 지구는 발디딜 틈도 없이 완전 빽빽하게 귀신들로 들어차 있을 겁니다.

또 귀신을 부정하는 가장 강력한 근거 중 하나는 바로 우리의 뇌입니다. 귀신의 존재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지만, 인간의 의식・감정・기억 등은 뇌의 기능 및 구조로 인해 작동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상태입니다. 일부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를 관찰한 기록에 따르면, 손상 부위에 따라 이전과 이후에는 성격이나 행동양식이 변화하기도 하며 때로는 기억상실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사망하게 되면, 우리의 뇌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고 의식・감정・기억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됩니다. 

그렇기에 백번 양보해서 죽은 이후에 귀신이 된다고 하더라도 식물인간 이하의 상태가 되기 때문에, 원한을 품고 누군가에게 해코지하는 등 특정 의지를 지니고 행동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요소에 의하지 않고 뇌의 기능 및 구조를 백업하여 저장하는 시스템" 을 증명할 필요가 있는데, 반대로 말하면 이 시스템의 존재를 누군가가 증명해내지 않는 이상 귀신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의미가 없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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