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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실에서, 남자가 분홍색을 좋아하면 반드시 게이 의혹이 뒤따릅니다. 실제로 분홍색 계열의 옷이나 완구는 거의 여자/여자아이들로 소비자층이 맞춰져 있기에, 여성성을 상징한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분홍색이 이러한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입니다. 오히려 분홍색은 남자의 색이었지요. 

 

분홍색은 원래 남자의 색?

1918년, <Earnshaw’s Infants’ Department>라는 아동 패션 잡지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분홍색은 남자 아이에게 어울리고, 파란색은 여자 아이에게 어울리는 색깔이다. 확실하고 더 힘찬 색깔로 여겨지는 분홍이 남자 아이에게 더 잘 어울리고, 여자 아이들은 연약하고 앙증맞은 색깔인 파랑을 입었을 때 더 예뻐 보이기 때문이다.” 

 

즉 20세기 초반까지도 남자아이에게 분홍색 옷을 입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붉은색을 강인한 남성적인 색깔이라 생각해왔는데, 분홍색도 붉은 계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남자아이에게는 남성성을 상징하는 색으로서, 주로 분홍색을 입혔다고 합니다. 

 

오히려 상기된 것과 같이, 현재 남자아이의 색이라 생각되는 파란색이, 과거에는 여자아이의 색으로 여겨졌습니다. 옛날 서양에서는, 파란색이 차분함의 상징으로서, 성모 마리아의 색으로 여겨졌었기 때문입니다. 또 동양권에서 태극의 파란색은 음양 중 음, 즉 여자와 연계되며 과거에는 여성을 상징하는 색이었습니다.

 

 

분홍색=여자의 색은 언제부터?

분홍색이 여자 색으로 인지되기 시작한 것은 적어도 1940년대 이후의 일입니다.  현재 확실한 정설은 없습니다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남성에게 남성다움이 강조되고, 화사한 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핑크=남성’이라는 공식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여기에 1950년대 이후 화장품 회사들이나 완구 회사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핑크 마케팅"을 시작하며 ‘여성=핑크’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이죠. 어찌됐건 분홍색이 이 정도로 강한 여성적 이미지를 갖게 것은, 역사적으로 굉장히 최근의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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