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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주 나쁜 남자를 늑대에 비유하곤 합니다. 그런데 사실 남자를 늑대에 비유하는 것은 엄청난 칭찬이라는 사실!
INDEX
1. 늑대는 바람둥이?
2. 늑대는 개보다 머리가 나쁘다?
3. 늑대는 이기적이다?
4. 결론
1. 늑대는 바람둥이?
이미지적으로는 늑대는 전부 바람을 자주 피우고, 가족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이것은 편견입니다. 늑대는 도리어, 동물 중에서는 단혼제를 가장 엄격하게 지키는 동물입니다. 늑대는 한 개체의 배우자를 맞이하여 대를 잇으며, 바람을 피우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하면, 늑대 무리가 가진 사회적 관습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 국립공원에서 사는 늑대 중 일부는 수컷이 바람을 피다가 걸려서 암컷끼리 싸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늑대들은 생존을 위해서 집단생활을 하기 때문에 위에서처럼 바람을 피는 개체는 무리에서 배제됩니다. 바람둥이 개체를 무리 안에서 계속 두면, 무리의 단결이 위험해지기 때문입니다.
또 늑대는 가족애도 다른 포유류에 비해 뛰어난 편이라서, 자기 배우자 뿐만아니라, 자식들을 끔찍히 아낍니다. 배우자와 사별하여, 본의 아니게 재혼을 한 늑대의 경우, 과거 전처 사이에서 얻은 새끼들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키울 정도 입니다. 뿐만 아니라 가족이 공격을 받으면 목숨을 걸고 응전하며, 약하거나 병들어도 버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늑대의 이 가족애를 잘 드러내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1996년 인도의 한 마을에서, 웬만해선 사람을 습격하지 않는 늑대 떼가 갑자기 어린이들을 잔혹하게 물어죽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나중에 조사한 결과, 마을 사람들이 늑대 새끼를 잡아 죽인 후, 그 시체를 마을 입구에 매달아 놓는 것으로 늑대에게 경고했었다고 합니다. 늑대 떼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인간 어린이들을 습격한 것이였죠.
2. 늑대는 개보다 머리가 나쁘다?
애초에 늑대들은, 자연계에서는 그렇게 강한 종은 아닙니다. 곰이나 사자, 호랑이 같은 최상위 포식자들에 비해, 힘도 약하고 덩치도 작으며, 달리는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기에, 지구력을 제외하면 단독 개체로서는 육체적으로 우월한 구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늑대들이 먹이사슬의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머리가 좋아서 입니다.
일반적인 인식으로는, 늑대는 여우나 개에 비하면 머리가 나쁘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그런데 개들과 비교하면, 늑대는 상대적으로 두뇌 용량이 크며, 평균적인 개들보다 훨씬 지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게다가 늑대들이 사냥할 때도, 그저 단체로 사냥감의 꽁무니를 쫓는 것이 아닌, 진을 짜고 편대를 짜는 등, 우두머리 수컷의 명령 아래 개체들이 전략적으로 움직입니다.
이는 과거 수렵 사회의 인간이 활용했던 사냥 방식과 유사합니다. 당시의 인류는 집단 생활을 하고, 높은 지능으로 팀을 이루어 사냥했으며, 특히 사냥감을 지칠 때 까지 몰아가서 사냥하는 전술을 펼쳤습니다. 그야말로 늑대와 똑같죠. 사실 인간과 늑대는, 생존을 위해 경쟁하는 일종의 천적 관계였고 충돌이 잦았습니다. 인간의 라이벌이라고 볼 수 있죠.
3. 늑대는 이기적이다?
뭔가 늑대라고 하면, "고독한 늑대(Lone wolf)"라는 단어가 있듯, 뭔가 세상에서 홀로 떨어져 도도하게 살아가는 듯한 인상입니다만, 실제로는 사회생활을 하는 동물입니다. 상기하였듯, 늑대 단독 개체로는 순록이나 들소 같은 커다란 동물을 사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에, 생존을 위해서는 무리를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늑대들은 이미지와는 다르게, 위계질서가 비교적 느슨한 편입니다. 우두머리라고 해서,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우두머리일지라도 그에 어울리는 자질을 잃었다고 판단되는 경우, 늑대들은 새로운 지도자를 맞습니다. 즉, 늑대 무리에 있어 우두머리란, 왕이나 황제라기 보다는 한 부족의 족장에 가깝죠.
또 위에서 언급했듯 늑대는 일부일처제이기 때문에, 무리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늑대 우두머리가 아닌 타 개체도 짝짓기를 통해 새끼를 낳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 새끼들도 자연스레 무리의 일원으로 성장하게 되고, 이렇게 성장한 젊은 수컷중 하나가, 다음 세대의 우두머리가 되는 거죠.
늑대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모습은 인간들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늑대가 이기적이기만 한다면, 이러한 공동체를 유지할 수 없을 겁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라는 명제에서 보면, 늑대야말로 인간에 가장 가까운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4. 결론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늑대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은 대개, 서양 동화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그림 형제의 동화에서, 늑대는 악과 폭력의 대명사입니다. 늑대는 아이를 물어가고, 가축을 해치며 사람은 잔인하게 죽이는 등 부정적으로 인식됩니다. 사실 이는 어디까지나 정주민족의 세계관에서 유래된 이미지입니다.
그 말은 곧, 늑대와 그 생활반경이 많이 겹치는, 그리하여 늑대에 대해 보다 잘 아는, 유목민족들은 늑대에 대한 평가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북아시아, 중앙아시아의 유목 민족들은 늑대의 특성이나 습성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심지어 조상신으로까지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늑대는 바람둥이가 아닙니다. 인간보다도 훨씬 더 단혼제를 엄격하게 지키는 동물이지요. 게다가 이기적이라기 보다는 집단 생활을 더 중시하고, 자기 가족이라면 목숨을 바쳐 지키는 데다, 무엇보다 매우 머리가 좋습니다. 그렇기에, "남자는 늑대다"라는 말은, 그야말로 남자에 대한 크나큰 칭찬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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