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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이란 어떤 경험적 확신이나 이론적인 추론과정 없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인 견해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의 의식은, 저마다 무수히 많은 선입견으로 지배당하고 있습니다. 그저 우리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그 대표적인 예 중 하나가, 연못과 늪에 대한 이미지입니다. 누구에게 물어보든지 간에, 연못은 작고 아담하며, 늪은 더럽고 음습하다 정도의 이미지가 일반적인데, 사실 이 둘을 구분하는 구분 기준은 의외로 허술한 편입니다. 왜냐하면 뚜렷한 법적・학술적 기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못과 늪의 구분기준은 의외로 허술하다

사전적 의미를 따지면, 먼저 연못은 못이라는 말로부터 파생된 말입니다. 못은 자연적으로나 인위적으로 넓고 깊게 팬 땅에 늘 물이 괴어 있는 곳을 가리키는데, 그 중에서도 인공적 또는 자연적으로 연꽃이 생식하는 못이 연못이라고 합니다. 연못에 뚜렷한 크기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호수보다는 규모가 작은 것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또 미관상의 이유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 연못이 아니라 저수지라고 칭합니다.

늪은 습지의 일종이자, 수역에 검정말이나 물수세미 같은 수중식물이 번성하고 있어 투명도가 낮고,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을 가리킵니다. 일반적으로는 5미터 이내의 수심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동서고금을 거리지 않고 꾸준히 늪을 대단히 부정적으로 묘사되는데, 실제로도 늪은 인간의 손길이 닿기 힘들기에 개척이 되지 않은 곳이 많으며, 현대 기준으로도 충분히 인간에게 위협적인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못과 늪은 둘다 크기가 호수보다 작은 편이며, 연못에는 연꽃이 번성하고 있어 수생생물의 밀도가 높으며, 늪에는 검정말이나 물수세미같은 수생식물이 번성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늪의 기준인 "수중식물 번성" 만 놓고 보게되면 모든 연못은 일종의 늪이 되고 마는 참사가 벌어지고 맙니다. 사람들은 연못과 늪을 수질과 진흙의 깊이로 구분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기에 뚜렷한 학술적・법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것이 연못이며, 그렇지 않으면 늪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번에는 자연적으로 조성된 연못을 늪이라고 인정하게 되는 꼴이 됩니다. 다만 늪이 가지고 있는 음울하고 부정적인 이미지 탓에, 정부나 각종 지자체들은 우리 주변에 상존하는 늪을 늪이라고 부르기를 꺼리는 편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이상, 우리는 그 늪을 늪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연못이라고 부르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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