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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앗간이라고 하면 뭔가 동화에서 나온 것처럼, 시원스레 탁트인 하늘을 배경으로 고즈넉하고 잔잔하게 회전하는 평화로운 이미지가 있습니다. 수력이라는 자연에서 유래한 동력에 의존하는 까닭에, 대개 교외에 입지해있으며, 자연친화적이고 토속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를 풍깁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지리적・기후적 조건의 한계로 중국이나 서양만큼 발달하지 않은 덕에, 이런 인상이 아주 강하죠. 하지만 물레방아라는 존재에 그런 평화로운 이미지가 깃든다고 하더라도, 그건 겉보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물레방앗간은 정말 평화로운 장소인가?

물레방아는 기본적으로 물이 흘러가는 힘과 물이 떨어지는 힘을 동력원으로 삼아, 수차를 움직입니다. 수차가 돌아가면, 일련의 축에 힘을 전달하게 되고, 물레방안갓 내의 개별 기계들은 이 축과 연결된 가죽벨트에 의해 동력을 얻게 됩니다. 문제는 특별한 안전장치가 없었던 근대 시기까지의 물레방앗간 안에서는, 가죽벨트가 고속으로 끊임없이 운행되니, 이에 걸린 운 나쁜 일꾼은 순식간에 절름발이가 되거나 죽게 되고 맙니다. 따라서 물레방아 내부는, 일터로서는 그다지 평화롭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레방아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유인동기는 결코 작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물레방아의 핵심 구성요소인 수차와 기어가, 기원전 1세기에 그리스인들에 의해 발명된 이래, 로마 제국은 이 수차 기술을 극한까지 발전시켰으며, 이를 유럽과 이슬람, 인도 등으로 전파하게 됩니다. 특히 해양성 기후라 수력을 쉽게 쓸 수 있는 유럽에서는 큰 활약을 보였는데, 이 힘은 배수용 뿐만 아니라 곡식을 찧는데 사용하되면서, 빵문화가 유럽에 정착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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