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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라는 단어는 놀이를 의미하기에, 바둑이나 체스, 장기와 같은 것들 뿐만 아니라 가위바위보나 숨바꼭질도 게임에 속하죠. 그 중에서도 비디오 게임은, 컴퓨터나 비디오 기술을 활용하는 놀이로, 현재는 하나의 산업으로까지 발전한 상태입니다. 비디오 게임은 실제로 플레이어가 직접 그 게임의 내부 세계에 참여하고, 그 형태를 조작할 수 있는 놀이입니다. 만약 플레이어가 뭔가를 조작하더라도 아무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그건 게임이라고 하지 않죠.
이러한 비디오 게임은 기본적으로 특정한 규칙(Rule)이 있어야만 성립됩니다. 또한 게임 내에서 제시되든, 플레이어가 주체적으로 설정하게 되든, 어떤 형태로든 목표(Objective)가 존재하며 장해물이 존재합니다. 여기에서 이 장애물이 게임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는데, 이 장애물의 적절한 난이도는 그 게임을 클리어한 게이머에게 성취감을 제공함과 동시에 레벨업이나 아이템 등의 보상을 제공하며, 이것이 게임에 빠져들게하는 동기를 부여하게 되지요.
중요한 것은 적절한 난이도입니다. 게임이 너무 쉽다면 플레이어들의 게임에 대한 흥미 자체가 떨어질 수도 있으며, 게임이 너무 어렵다면 소수의 마니아층을 제외한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외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게임의 난이도가 어렵든 쉽든 간에, 노력하면 어떻게든 클리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노력하고 꼼수를 써도, 버그 때문에 클리어할 수 없는 게임이라면, 그 게임을 재밌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극소수일 겁니다.
여기에, 왜 우리가 현실보다 게임에 몰두하게 되는가에 대한 단서가 있습니다. 일단 비디오 게임의 경우,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고, 플레이어들도 이를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난이도가 너무 높거나, 버그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어떠한 보상도 기대할 수 없는 게임이라면, 플레이어들은 그 게임을 계속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비디오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들이는 노력은, 현실에서의 시간과 돈이고, 이것은 사실 한정되어 있는 재화니까요.
현실은 비디오 게임과 다르다
비디오 게임과는 달리, 현실에서 세우는 목표의 경우,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지 않습니다. 노력에 대한 많은 좋은 말들이 있기는 하지만, 개인이 노력해서 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인간은 자력으로 하늘을 날 수는 없고, 시간은 되돌리지 못하며, 우주의 엔트로피를 역전시키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현실에서 세우는 목표의 실현가능성에는 언제나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위축시킵니다.
즉, 현실은 수많은 버그가 있을 지도 모르는 데다, 세이브/로드가 봉쇄되어, 단 한 번의 기회만이 부여된 고난이도 게임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노력에 대한 보상이 즉각적으로 지급되는 게임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피드백이 느립니다. 또 지능・재산・외모 등의 요소로 인해 플레이어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 스타팅 난이도가 불평등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비디오 게임으로 도피하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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