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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주의란 어떤 일에 대해, 또는 만성적으로, "스스로 실패할 것이다."라는 사고방식을 견지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어떤 일에 대해 합리적인 추론 과정을 통해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 자체는 결코 나쁜 일이 아닙니다만, 문제는 만성적으로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계속된 부정적인 생각은 경험에 의해 증폭되며, 계속된 실패는 학습된 무기력을 야기시키고 맙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는 언제나 실패만 해온 존재는 아닙니다. 적어도 단 한번만큼은, 기적같은 성공을 거둔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태어날 때죠.
정자였던 시절, 우리도 승리자였다
사춘기가 되면 생식세포에서 대략 64일에서 80일에 걸쳐 올챙이 모양의 정자가 만들어지는데, 약 40~50㎛의 총길이에 폭은 약 2~4㎛ 정도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정자는 부고환에 보관되어 있다가 성교시에 방출되는데, 한 번 사정되면 1~2억개의 정자가 방출됩니다. 이때 난자까지 약 18cm 정도를 70~120분 동안 이동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정자들은 대부분 자궁 내부의 효소와 면역 체계에 산화되거나, 자궁 경부에서 대식세포에 잡아먹히게 됩니다.
운 좋게 가장 먼저 도착한 정자 수백마리는, 난자를 둘러싼 난구 세포층과 조우하게 됩니다. 난구 세포층을 분해해야 수정이 가능한데, 문제는 이 난구 세포를 분해하기 위해서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정자들이 필요하게 됩니다. 따라서 첫번째 무리의 정자들은 난구 세포층을 뚫지못하고 탈진해 죽을 확률이 매우 높으며, 두번째 무리들조차 가까스로 분해에 성공하거나, 실패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일단, 한 정자가 뚫고 들어가면 난자의 세포막과 결합하고, 진정한 의미의 난자와 정자의 수정이 완료됩니다.
이러한 수정과정을 거쳐 배아가 형성된다고 할지라도, 유전적으로 결합이 있는 태아는 자연적으로 유산되버리고, 자궁이나 몸의 건강상태에 따라서는 유산되버리고 말기에, 약 70% 정도는 자궁 안에서 살아남지 못합니다. 즉, 모든 사람은 최소 1억분의 일이 넘는 격심한 경쟁을 이겨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운동성 뿐만 아니라 엄청난 강운도 필수적입니다. 이는, 대략 10만분의 1이라는 번개 맞을 확률보다 1000배 이상 낮으며, 약 800만분의 1이라는 로또 1등 당청 확률보다도 12배 이상 낮은 확률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바보같은 확률을 뚫고, 기적같이 태어난 존재입니다.
패배주의를 극복하려면
패배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성공 경험이 축적되어야만 합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의든 타의든 간에 시도를 해야만 합니다. 문제는 시도라는 게 그리 만만한 놈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첫 시도라면 또 모를까, 과거 몇 번이고 동일한 조건하에 좌절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이는 의지에 문제가 아니라 학습의 문제라고 볼 수 있죠. 실패를 학습함에 따라, 또 다시 시도하기 힘들어지는 것입니니다.
노예가 그 대표적인 예로, 당연한 이야기지만 처음 노예가 된 사람은 부당함을 경험하고 이에 맞서게 되죠. 그렇지만 반항에 따른 폭행을 당하고 불이익을 지속적으로 받게되면, 나중에는 복종하고 사소한 것에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이를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변 또는 환경이 시도를 하도록 억지로 강제하고, 이러한 타의적인 시도에서 성공 경험이 쌓이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패배주의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는 최소 1억분의 일이 넘는 말도 안되는 확률을 뚫고 경쟁에서 이긴 승리자입니다. 즉, 아주 근사한 성공경험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셈이죠. 다만, 시도한다고해서 무조건 모든 일에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처음부터 어려운 것부터 시작하기보다는, 아주 쉽고 간단한 것부터 차근차근 달성해나가야만 성공 경험을 쟁취할 확률이 높고, 그 이후 성공 경험들을 발판삼아 시도를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쌓인 경험과 지식이, 우리를 보다 어려운 것에 성공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죠.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초등학생들에게 미적분을 가르치지 않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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