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남녀 표시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레스토랑이든 병원이든 기차역이든, 심지어는 미국을 가든 영국을 가든 중국을 가든, 그 어디든지 간에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표시가 있습니다. 바로 화장실 남녀 구분 표시인데요, 남자 화장실은 바지를 입고 있는 남성을 모습을, 여자 화장실은 스커트를 입은 여성의 모습을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묘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화장실 남녀 표시는 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화장실 남녀 표시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세계 최초의 화장실 남녀 표시 디자인은 1964년 일본 도쿄 올림픽 당시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결코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일본이 올림픽을 준비하던 1960년대 초반, 그때까지만해도 일본은 절대 세계적인 관광지가 아니었습니다. 스시를 예를 들어봐도, 현재는 미국・유럽의 상류층이 즐기는 고급음식으로 인식되지만, 당시에는 동방의 미개한 섬나라가 먹는 야만스런 음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서구권 국가에서 날것을 그대로 즐기는 식문화는 오직 굴 뿐이었으며, 생선회는 결코 일반적인 음식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우리가 중국 등지에서 판매되는 벌레튀김을 보는 시선과 비슷하며, 이런 식문화 탓에 서구권을 중심으로 1964년 일본 도쿄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움직임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이렇듯 일본문화에 친숙한 외국인은 거의 없었고, 언어장벽도 역시 결코 작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문화풍습이 다른 외국인들을 어떻게 접대해야할까가 큰 과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당시 도쿄 올림픽에는 약 93개국과 지역이 참가를 표명했었기 때문에, 영어만 단독으로 사용해 안내하는 것에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1948년 런던 올림픽부터는 그림문자를 사용해 시각적으로 정보를 나타내는 픽토그램이 활용되고 있었는데, 도쿄 올림픽 시점에 이르러 추가된 것이 바로 화장실 표시였습니다. 도쿄 올림픽 관계자들이 참고했던 화장실 표시의 원안은 오스트리아 학자인 노이라토(1882-1945)가 남긴 흑색 도안이었습니다.

그 도안은 형태적으로는 현재와 비슷하게, 여자 표시가 스커트를 입은 여성을 형상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국가나 문화에 따라 남성이 스커트를 입는 지역도 있기 때문에, 여기에 색깔 정보를 더하기로 했죠. 이때는 많은 화장품 회사들이나 완구 회사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핑크 마케팅"을 시작하며 ‘여성=핑크’라는 인식이 세상에 널리 퍼지게 된 시점이었기 때문에, 여자 화장실표시는 빨간색을, 남자 화장실 표시는 파란색을 각각 취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 픽토그램은 국제표준에 맞춰 미조정이 가해졌으며, 현재 우리 주변에서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화장실 표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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