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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사보타주(Sabotage)가 종종 노동 쟁의의 수단으로서의 동맹 태업으로 인식되는데, 이것은 원래의 의미를 아주 크게 왜곡한 말입니다. 사보타주(Sabotage)는 생산 설비 및 수송 기계의 전복, 장애, 혼란과 파괴를 통해 관리자 또는 고용주를 약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도적인 행동이며, 이것에는 실질적인 파괴행위가 동반되었습니다. 반면 태업은 영어로 Slowdown이라고 하며, 이는 근로를 불완전하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할 뿐이며, 이것에 파괴행위는 동반되지 않습니다.
과거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동력기관이 본격적으로 생산시설에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노동자들은 기계를 그들의 생계에 위협적인 존재로 간주하게 됩니다. 특히 방직산업에서 이러한 경향이 심한 편이었습니다. 영국 요크셔에서 수증기 동력 기계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방직산업은 전부 가내수공업의 형태였습니다. 이때, 각 가정마다 미묘하게 기준이 달랐기에, 품질이 균일하지 못한 점이 치명적인 결점이었습니다.
사실 동력기관이 도입되기 이전의, 초기 산업혁명 시기에도 기계식 직기는 활용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동으로 천을 짜는 일은 상당한 솜씨를 요하는 기술이었습니다. 능숙한 직조공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수년의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었죠. 그런데 동력직기가 도입되고, 연속적으로 배치된 레버와 캠과 기어, 스프링을 통해 많은 움직임이 자동화되자, 숙련된 직조공은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기계식 직기로 대량생산된 옷감이 가내수공업 보다 균일한 품질을 가지고 있었고 더 저렴했기 때문입니다.
동력직기들은 밤낮 가리지 않고 돌아가며, 증기기관에 필요한 원료, 석탄, 물의 공급이 계속되는 한, 생산을 멈출 필요가 없어졌기에, 노동자들의 주업무는 기계의 작동을 감시하고, 원활하게 재료 공급을 하는 것으로 변화해버렸고, 천을 짜는 기술은 쓸모가 없어졌습니다. 방직산업은 더 이상 개인 기술자의 기술력에 의존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많은 생계 가정들에게 큰 위협이었고, 단체로 길거리에 내몰릴 처지가 되자, 폭동과 불안을 야기시켰습니다.
이 시기부터, 노동자들은 증기기관을 무용지물로 만들기 위해 보일러 마개를 파괴하는 "마개(Plug) 폭동"이나 "러다이트 운동"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 중, 프랑스에서는 기계 중단을 유발하기 위해 나무로 된 나막신(Sabot)을 기계 안에 던져 넣기도 했는데, 이런 파괴 행위를 하는 노동자를 사보타주(Sabotage)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사보타주의 어원이죠. 즉, 사보타주는 노동의 제공을 거부하기만 하는 파업이 아닙니다. 사보타주는 시설파괴를 동반하는, 보다 적극적인 저항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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