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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은 어떻게 요리를 맛있게 할까?
소금이 없다면 감자튀김은 밍숭맹숭할 것이고, 감자칩은 딱히 맛이 없을 것이며, 심지어 초코칩 쿠키의 독특한 맛도 있을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소금은 그저 짠맛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음식의 풍미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실제로 쓴 약을 마시기 쉽게 하기 위해서는 설탕을 조금 넣는 것보다도 소금은 넣는 편이 나은 케이스도 있을 정도죠. 즉, 소금은 음식에 한번 뿌려주는 것만으로도, 그 음식의 풍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만능의 조미료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조미료로서 폭넓게 사랑받아온 소금이지만, 대체 어떤 매커니즘으로 요리를 맛있게 하는 건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 대체 소금은 어떻게 요리를 맛있게 할까요?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이야기해보자면,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금이 필요합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소금은 염화나트륨이 그 모습을 바꾼 것이인데, 나트륨 이온은 신경간의 전달에서부터 혈압 조정에 이르기까지 우리 몸의 여러 방면에서 쓰이고 있으며 우리들에게는 필요불가결한 영양소이죠. 그런데 문제는 우리 몸은 나트륨 이온을 자체적으로 생산해낼 수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먹어서 섭취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만약 바다 근처에 살고 있다면 염분을 수급하는 건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겠지만, 내륙에 살고 있다면 소금을 구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닐겁니다. 이 때문에, 인간은 소금을 맛있다고 느끼는 방향으로 진화하여 자연스럽게 소금을 섭취하도록 유도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소금은 우리가 기분 나쁘다고 받아들이는 쓴맛 요소와 우리 혀의 수용체의 결합을 방해합니다. 어떤 매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는 불분명합니다만, 아무튼 그 덕분에 소금은 설탕 이상으로 쓴맛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수박에 소금을 뿌려먹는 것처럼 소금은 단맛을 보다 직접적으로 증폭시키는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적어도 돼지기름(lard)같은 단백질이 당을 수용체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나트륨이 필요불가결하며 따라서 약간의 소금을 섞는 것만으로도 단맛이 증폭되는 것이죠. 또 소금은 향미를 북돋는 작용도 할 수 있습니다. 소금이 들어가면 나트륨 이온은 식재 안에 남아있는 수분을 머금게 되며, 냄새의 근원인 분자 같은 휘발성 물질이 증발하기 쉬워집니다. 이러한 물질은 우리 혀에는 닿지 않지만, 풍미를 느끼는데는 매우 큰 공헌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소금을 뿌리면 음식맛이 좋아진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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