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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체온 36.5℃는 괜찮고, 기온 36℃는 더울까?
여름이 다가오면 올수록 사람들은 하루하루의 기온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날이 더워지면 일단 두뇌회전 속도가 떨어지는 데다 땀도 많이나니 불쾌감을 느끼기 쉬우니까요. 기상예보에서 오늘 낮 최고 기온은 36℃ 정도라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더위에 약한 사람들은 진절머리를 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체온은 36.5℃입니다. 그 말인즉슨 그 안팎의 기온이라면 딱히 춥지도 덥지도 않고 적당히 살기 좋다고 느껴야하는게 정상일 텐데, 왜 기온 36℃는 더워 죽겠다고 느끼고 마는 것일까요? 우리 몸의 온도가 더 뜨겁다면 당연히 그 이하의 온도는 차갑게 느껴져야할텐데도 왜 그렇지 않을까요?
지구상의 모든 동물을 놓고 비교해봤을 때, 인간은 자기 체온보다 훨씬 낮은 기온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여기에는 몇가지 확실한 이유가 있는데, 가장 먼저 들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우리 몸 전체가 같은 온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인간의 내장이 적절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37℃라는 온도가 유지되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신체의 다른 부위들, 예를 들면 팔이나 다리 등은 실제 체온보다도 훨씬 온도가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피부에까지 이르면 훨씬 더 차가워지는 탓에, 인간의 피부는 보통 32℃ 정도라고 이야기합니다. 즉, 신체 부위에 따라서 체열에도 4~5℃ 정도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는 우리들이 체온과 같은 기온을 뜨겁다고 느끼는 직접적인 이유는 되지 못합니다. 인간의 피부 온도인 32℃조차, 대부분의 사람들은 덥다고 느낄테니까요. 다만 염두해두어야할 점은, 인간의 몸은 항상 과열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1년 365일 우리 몸의 각 세포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쉬지않고 일을 하기 때문에, 마치 쿨러가 작동하지 않는 컴퓨터처럼 쉽게 뜨거워집니다. 뿐만 아니라 신체 대사활동의 부산물로서 열이 많이 발생하기도 하죠. 그래서 우리의 몸은 언제나 여분의 열을 방출하려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주위 기온이 피부 온도보다 낮다면, 체열은 대류현상을 통해 공기 중으로 발산됩니다. 딱히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체열을 낮출수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본능적으로 체온보다도 훨씬 더 낮은 18℃~21℃ 사이의 온도를 가장 쾌적하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한편 주위 기온이 피부 온도와 비슷하거나 도리어 높을 경우, 인체의 여분의 열은 대류현상을 통해 신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반대로 외부의 열이 피부를 통해 우리 몸속으로 침투해오고 말죠. 이렇게 되면 우리 신체는 여분의 열을 자체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움직이게 됩니다. 즉, 혈류의 양을 늘리거나, 피부의 온도를 더욱 올려서, 기온보다도 피부의 온도를 높이는 것으로 어떻게든 대류현상을 일으켜 보려고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체열을 낮출수가 없다면 인체는 피부의 땀샘을 통해 땀을 배출시켜 그 증발효과를 통해 열을 식히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만약 공기중의 습도가 높다면, 이 습기가 피부의 수분이 증발하는 속도가 늦어지게 되니까 냉각효과는 그만큼 반감되고 맙니다. 고온건조한 환경보다도 고온다습한 환경이 우리에게 훨씬 더 불쾌하게 다가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정리하자면, 체온은 분명 36.5℃이지만 우리 몸에는 항상 여분의 열이 발생하며 이를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체온보다 낮은 기온을 선호합니다. 반면 기온이 피부온도인 32℃에 가깝거나 도리어 더 높을 경우 대류현상만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으므로 우리는 이를 매우 불쾌하다고 여기기 되기에, 체온 36.5℃는 괜찮아도 기온 36℃는 괜찮지 않는 겁니다. 다만 바로 이 점 때문에 우리 인간은 외부 온도가 매우 낮더라도 살아남을 수가 있습니다. 상기했듯이 신체는 항상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 열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단열기능이 있는 옷가지를 몇벌 챙겨입는 것으로, 겨울철의 혹한에도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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