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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0년 전까지만해도, 양식산은 세계 어시장의 약 5.5%의 지분밖에는 차지하지 못했습니다만, 현재는 세계 어시장의 약 49.4%를 양식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시중에 유통되는 활어의 90% 이상이 양식산이라고 할 만큼, 양식업이 발달해 있으며, 광어 등 몇몇 어종의 양식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한정된 공간에서 자란 양식산 물고기보다, 광대한 자연 속에서 성장한 자연산이 더 맛있을 것 같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보통 자연산이 양식에 비해 훨씬 귀하게 대접받고 있고, 심지어는 양식산을 자연산으로 속혀 파는 행위도 적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자연산이 양식산보다 맛이 있을까요?
생선은 무조건 자연산이 양식산보다 맛있을까?
한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광어의 경우, 그 색깔만으로 자연산인지 양식 물고기인지를 맞추는 사람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회를 썰어 맛을 보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연산과 양식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전문가들은 자연산이 양식에 비해 활동량이 많아, 조금 더 육질이 쫄깃하다고 주장하나, 그 차이는 아주 작아서 소비자가 지각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즉, 전문가가 아닌 한, 자연산과 양식산의 맛 차이를 명확히 구분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자연산의 경우, 생존이라는 필연적인 이유로 양식산에 비해 근육이 발달해 있는 편입니다. 게다가 제철시기가 되면 지방이 오르면서 더욱 맛있어집니다. 그러나 제철시기가 지나면 상대적으로 맛이 떨어지며, 특히 산란 전후로 맛의 변화가 극심한 편입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어종이라고 할지라도, 어장이나 개체에 따라 품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운반시의 스트레스나 익숙하지 않은 수조에 대한 스트레스가 자연산의 맛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양식산의 경우, 관리된 환경에서 정해진 양의 사료만을 먹여 사육하고 있기 때문에, 몸 자체는 자연산만큼 야무지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항상 정해진 사료만 주기 때문에 연중 지방 함량이 높고, 제철시기가 아니더라도 일년 내내 품질이 일정하게 좋은 편이며 개체에 따른 차이도 적은 편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사료를 먹여 키우기 때문에, 순수 영양학적 측면에서는 자연산보다 양식이 더 우위에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안전성 측면에서는 양식산이 압도적으로 우월한데, 자연산의 경우 어디에서 어획되었는지, 어떤 것을 먹고 자랐는지를 전혀 알 수도 없고 관리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갓 잡은 싱싱한 자연산 물고기라고 할지라도, 체내에 기생충이나 방사능, 수은 오염, 미세 플라스틱 등이 축적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반면, 양식산은 안전 부분에서는 관리를 하기 때문에, 기생충이나 중금속 축적 같은 걱정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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