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반응형

런던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요? 빅벤? 이층 버스? 맛없는 요리? 관광도시로서 런던은 세계적으로 매우 잘 알려져있습니다. 그러나 런던에는 또 다른 런던이 있다라는 진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심지어 런던에 사는 대다수의 런더너들 조차도!

 

INDEX

1. 시티 오브 런던(City of London)?
2. 시티 오브 런던의 특징

3. 시티 오브 런던의 역사

 

 

1. 시티 오브 런던(City of London)?

 

우리에게 잘 알려진 런던은 1963년 제정된 행정법에 의거하여, 탄생한 확장된 개념의 런던인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입니다. 이 그레이터 런던은, 빅토리아 여왕 시기 탄생한 런던 주(County of London)영역에 주변 행정구역을 합친 것으로, 면적으로는 약 1,569 ㎢ 크기의 영역입니다. 

 

조금 복잡하지만, 현재 그레이터 런던은 3 구역으로 나누어집니다. 런던의 최심부를 City of London, 런던 주에 해당하는 Inner London, 런던 주에 속하지 않은 나머지 그레이터 런던 부분은 Outer London이라고 부릅니다. 이 중 City of London은, 그레이터 런던의 가장 작은 행정구역으로, 실질적인 런던의 심장부입니다.


이 시티 오브 런던은 매우 좁은 지역으로, 면적으로 따지면 2.90 ㎢ 정도이지만, 500개가 넘는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는 런던 금융가의 중심 지역이자, 미국의 월 스트리트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금융 지구입니다. 이곳에서는 약 513,000명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으며, 이 중 40%가 외국 국적의 고급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단히 국제적인 도시이죠. GDP로 따지면 영국 전체의 2.4%를 차지하고 있고요.

 

 

 

2. 시티 오브 런던의 특징

 

영국인들은 보통 이곳을 지칭할 때, 고유명사를 지칭하는 것처럼 대문자 C를 사용합니다. 즉, 영국인이 City라고 하면, 이 시티 오브 런던을 의미하죠. 

 

이 시티는, 영국에서 경제 및 정치적 자치권을 인정받는 유일한 도시입니다. 그래서 그레이터 런던과 런던 주에 해당하는, 런던 시와도 별도로 행정 및 재정을 담당하는 기관을 두고 있죠. 경찰권조차도 달라, 시티는 런던시의 경찰 행정단체인 런던 광역 경찰국과 독립된 런던 시티 경찰이 경찰 행정권을 갖고 있습니다.

 

또 런던 시의 시장은, 시티 오브 런던의 시장이 아닙니다. 시티는 로드 메이어(Lord Mayor)라는 직책의 시장을 따로 선출하여, 독립적인 자치권을 행사합니다. 이곳은 본래 자치 지역이었기 때문에, 관례에 해당하는 행위이긴 하지만, 심지어 영국 여왕마저도 시장의 허가 없이 이곳을 방문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시티는 독자적으로 세금을 거두고, 독자적으로 이를 사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티 오브 런던 회사(City of London Corporation)라는 곳에서 시티의 재정 관리와 도시 계획을 총괄 관리하는데, 바로 이것이 시티 오브 런던의 거리가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깨끗하며, 공중화장실이 많고, 잘 관리되어 있는 이유입니다.


이 시티의 가장 큰 특징은, 이 안에 본사가 있는 회사에 대한 세무 조사나 압수 수색 등의 법적 조치들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전세계 수많은 금융기관들이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으로, 영국의 마그나카르타 이래로 유지되고 있는 전통인데, 이러한 고도의 독립성 덕분에 영국의 금융업이 발전해올 수 있었다는 평가가 있죠. 

 

 

 

3. 시티 오브 런던의 역사

 

현재의 시티 오브 런던을 둘러보면, 현대적인 건물들이 많고 근처의 캐너리 워프(Canary Wharf)의 고층 빌딩들과 어우러져, 마치 신도시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죠. 이곳은 런던 안에 숨어 있는 진짜 역사적인 런던이자, 심지어 영국이라는 국가보다도 오래된 도시입니다.

 

 


로마 제국이 브리타니아를 침략할 때, 템즈 강 하구의 현재 런던 일대에 로마식 건물과 성벽을 지어 요새화한 후, 이곳을 론디니움(Londinium) 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이 론디니움 지역이 바로 시티 오브 런던이 되었죠. 중세 시기에 이르러 노르만 정복 시기에 등장한 정복왕 윌리엄도 이 도시를 공략하지 못했고, 그 때 이 도시는 당시 이탈리아의 자치 도시들과 흡사한 지위를 얻어내 지금까지 누려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 후, 영국 역사에서도 무능하기로 유명한 존 왕의 시기에 이르러, 프랑스령 상실과 파문 소동 등으로 권력이 약해진 존 왕에 대항한 귀족들에 의해 마르나 카르타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영국 관습 헌법이 준거하고 있는 이 마그나 카르타에도 「시티 오브 런던은 자신의 종래의 고유한 특권을 계속 향유한다」 의 조항이 들어가게 되었고, 이 시티의 자치권은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치권을 바탕으로 영국의 금융업이 발전했고 또 세계에서 최초로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즉, 시티는 단순히 현대 건축물과 전통적인 건축물이 뒤섞인 과거의 역사적인 관광지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영국 역사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살아있는 수도입니다.

더보기
반응형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