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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가끔 자국을 일컬을 때 "와노쿠니(和の国)"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화(和)라는 글자 자체가 일본을 상징한다고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일본인은 화(和)를 중시하며, 남에게 피해를 최대한 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순적이지만 사회・회사・학교에서 이지메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편입니다. 심지어는 죽창 이지메라고 해서 신분고하・능력유무를 막론하고 이지메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왜 그럴까요?
와노쿠니(和の国), 일본에는 왜 이지메가 있을까?
일반적으로, 일본인은 화(和)를 존중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和)는 기본적으로 다투지 않고 모두가 사이좋게 지낸다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화(和)의 테두리 안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최대한 주지 않으면서 사람간의 조화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화(和)의 테두리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있는데, 그것은 "동질성"으로 해당 집단 구성원들과 동질한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그것입니다. 물론 출신이나 외모, 능력도 크게 작용하는 편이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동질한 가치관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불편한 성질이 하나 있는데 이러한 화(和)를 어지럽히고, 집단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악" 이라고 규정되고 배척된다는 점입니다. 또 화(和)의 테두리 밖에 있는 존재에 대해서는, 모순적이지만, 위에서 언급된 "남에게 피해를 최대한 주지 않으면서 사람간의 조화를 우선시"를 철저히 외면하면서도 화(和)의 테두리를 지키기 위해 철저히 싸우려고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만화 주인공들은 왜 동료를 위해 목숨을 걸까?
일본의 만화를 읽으면 알겠지만 일본 만화 영웅들은 모두 "동료를 위해 싸운다"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을 위해서도, 이념을 위해서도, 신을 위해서도, 정의를 위해서도 아닙니다. 심지어는 경우에 따라서는 정의에 반해서까지 동료를 위해 싸우기도 합니다. 화(和)의 테두리 안에 존재하는 동료, 부모, 연인, 형제 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자기 희생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서사적으로 동료를 위하는 쪽이 올바르다는 결과를 나오도록 유도되는 것으로 정당화됩니다. 왜냐하면 이념보다도, 신보다도, 정의보다도 화(和)가 더 우선시되는 가치이니까요. 이것이 궁극적으로 그리고 자기파괴적인 방식으로 돌출된 형태가, 2차 세계 대전에서 등장한 카미카제 특공대들입니다.
일본의 이지메는 위에서 서술한 경향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여겨집니다. 이지메라는 것은 결국 화(和)의 테두리 안에서 이물질을 배출하는 행위입니다. 화(和)의 테두리 밖으로 쫓겨나면 철저한 박해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세상에 평범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고 모두가 개성적이기에, 누구나가 화(和)의 테두리 밖으로 벗어날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일본인은 자신이 화(和)에서 쫓겨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두려워하고 그렇기에 조화를 중시하고, 집단내에서 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이 다른 나라의 집단괴롭힘 문화와는 상당히 다른 일본만의 특수한 이지메 문화의 원인입니다.
일본의 이지메가 특수한 이유
사실 모든 사회는 소수자를 배척하고 핍박하려는 성질이 있고 일반적으로 가장 쉽게 타겟이 되는 것은 "약자"입니다. 만약 소수자라고 할지라도 "강자"가 상대라면 보복에 대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한국 학교나 미국 학교에서, "힘이 쎄다", "집이 잘산다", "머리가 좋다" 같은 요소는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간접적인 요인은 될 수 있을 지언정, 직접적인 요인이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러한 요소를 지니고 있는 "강자"가 집단 내에서 주도권을 쥐는 것이 당연한 편이죠.
그런데 일본에서는, "힘이 쎄다", "집이 잘산다", "머리가 좋다" 는 것은 분명 어느 정도 플러스 요소로서는 작용하겠지만 동시에 집단의 동질성에서는 벗어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반대로 이것만으로도 이지메를 당하게 되는 직접적인 요인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과거 아버지가 황위 계승 서열 1위인 황태자(현재는 일본 천황)였음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때 이지메를 당했다는, 천황폐하 핏줄조차 차별하지 않는 아이코 공주에 대한 죽창 이지메는 이러한 경위에서 발생했다고 사료됩니다.
다만 화(和)를 존중하는 것은 무조건 나쁜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집단에서 튀면 안되니까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가능하면 정해진 규칙을 지키려고 합니다.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거나, 대중교통 이용 시에 줄을 잘 서거나, 지진 재해시에도 지시에 순응하는 등 화(和)의 테두리가 존재하는 일본 내에서만큼은 규칙을 잘 지키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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