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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는 현재 영국을 이루는 네 구성국 중 하나로 사실상 영국 정치, 경제, 문화 권력의 중심지입니다. 영어라는 언어 자체도 원래 이곳 주민들이 쓰는 언어입니다. 잉글랜드라는 이름은 앵글인(Angles)의 땅이라는 의미인데, 여기에서 앵글인이란 로마 제국의 브리타니아 철수 이후 브리타니아를 침략해온 게르만 족의 일파인 앵글로 족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앵글인들은 그 유명한 아서왕의 적이었습니다.
INDEX
1. 아서왕은 실존했는가?
2. 앵글인들은 왜 적을 숭배했는가?
1. 아서왕은 실존했는가?
아서왕은 일종의 신화적 존재이지만 이 아서왕의 모델이 된 실존 인물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합니다. 서기 7세기 브리튼의 연대기 작가이자 수도사인 네니우스의 기록에 의하면, 아서왕은 493년, 바돈 언덕에서 색슨족을 상대로 큰 승리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바돈 산 전투 이후 앵글로 색슨족의 공세가 한 세대 정도 위축되었던 증거는 충분하므로, 아서왕의 모델이 실존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현재 아서왕의 후보로서 거론되는 인물은 복수 존재합니다만 그 모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현재 영국 지역의 토착민인 켈트계 브리튼족의 대표자로서 브리타니아에 끊임없이 상륙하는 앵글 족과 색슨족의 침략을 격퇴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서왕의 전설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서왕의 적이었던 앵글로 색슨족이 브리타니아를 완전히 장악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앵글로 색슨족은 최종적으로 잉글랜드를 차지하고 토착민이었던 브리튼인들은 서쪽인 웨일즈 지방 및 콘웰 지방으로 쫓겨났습니다.
이후 계속적인 동화작업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앵글로 색슨족이 계속해서 영국을 지배하고 있는 겁니다. 참고로 현재 영국의 왕가인 윈저 왕조마저 아서왕의 적이었던 게르만 계열 왕조입니다.
2. 앵글인들은 왜 적을 숭배했는가?
아서왕은 명백히 브리튼족의 왕이었지 앵글로 색슨족의 왕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앵글로 색슨족에게도 아서왕의 전설이 퍼지게 된 이유는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한다는 아서왕 전설이 가진 구원신앙적 속성 때문입니다.
앵글로 색슨족이 브리타니아에 정착한 후 기독교로 개종하고 칠왕국을 세운 직후부터, 앵글로 색슨 족은 브리튼족과 완벽히 동일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북게르만 일파인 바이킹족이 과거의 앵글로 색슨 족과 동일한 루트로 브리튼을 침범해왔기 때문입니다.
바이킹은 원래 기독교도가 아니었고 브리타니아에 데인로라고 하는 정착지까지 건설하고 본격적으로 앵글로색슨국가를 침략했습니다. 부분적인 소강 시기는 있었지만, 그로부터 장장 300년간 앵글로 색슨 족은 이교도인 바이킹들에게 시달렸지요.
그러다보니 앵글로 색슨족은 브리튼을 이교도의 외침으로부터 조국을 지키는 아서왕의 신화에 점점 자신들의 감정을 이입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아서왕 입장에서는 어안이 벙벙하겠지만 어찌됬든 앵글로 색슨은 원래 자신들의 적이었던 아서왕을 숭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정말 엉겁결에, 아서왕은 앵글로 색슨족을 포함한 브리튼인 전체의 영웅이 되어버리고 말았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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