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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BBC 국가 영향 평가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 56%로, 캐나다와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세계인들은 대체적으로 일본을 좋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 일본은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와 같은 동남아 국가들과는 경제적・문화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상호 국민간의 감정도 좋은 편입니다.
그런데 과거 일본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이탈리아와 합세하여 추축군의 일원으로서 연합군에 맞서 싸웠습니다. 이때 일본 군부는 진주만 공습, 바탄 죽음의 행진, 난징 대학살, 731부대의 생체실험, 충칭 대공습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전쟁 범죄와 학살들을 자행했었습니다. 이러한 참혹한 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일본에 대한 국제적인 시각은 상당히 우호적인 편입니다. 어째서 이런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져 있을까요?
- 일본의 소프트 파워의 영향
- 일본인의 매너, 신뢰도
- 일본 정부의 정부개발원조(ODA) 정책
일본의 소프트 파워의 영향
현시점에서 보면, 서구 국가들은 특히나 일본에 대한 우호도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냉전이라는 시대상황 탓에 크게 부각되지는 못했지만, 사실 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만 해도, 미국을 위시한 서양에서는 일본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은 딱히 없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일본과 전쟁을 했었고, 상기한 전쟁 범죄와 학살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했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960년대 중후반, 미국을 위시한 서양에서 기성세대와 기독교를 부정하는 히피 문화가 대두하면서, 이들이 일본 문화와 선불교를 동경하기 시작하면서 일본을 좋아하는 서구인들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일본의 경제력과 기술력이 절정에 도달하면서, 질 좋은 상품을 만드는 나라라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겼고, 미국 대중매체에서 일본을 자주 다루기 시작하면서, 서구인들의 일본 문화에 대한 친숙도가 크게 늘어납니다.
다만 80년대까지는, 일본이 서구권을 추월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경계심이 있었습니다만,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 이후 그러한 경계심도 많이 희석되었습니다. 반면, 일본의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서구권 젊은이들을 매료시키기 시작했고, 그 결과 일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은 점차 사그라들고, 젊은 층을 위주로 일본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이 커지게 된 것입니다.
일본인의 매너, 신뢰도
기본적으로, 비즈니스 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일본인을 높이 평가하는 편입니다. 특히 어떤 안건에 대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물었을 때, 일본인의 경우, 확신이 없을 때는 결코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100%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보수적으로 답변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든 일본인이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지만 적어도 할수 없는 것에 대해 할 수 있다고 거짓말은 하지 않는 편이기에, 비지니스 파트너로서 일본인에 대한 신뢰도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아시아에서는 탑 클래스의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에, 일본인 개개인의 교육 수준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또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거나, 대중교통 이용 시에 줄을 잘 서는 등 정해진 규칙을 잘 따르는 편이기 때문에, 일본인이 해외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를 저지르는 경우는 평균적으로 드문 편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기에 전세계에서 일본인에 대해 착하고 친절하다고 호평하고 있으며, 이것이 일본이라는 국가에 대한 우호도를 높이는 요소로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의 정부개발원조(ODA) 정책
태평양 전쟁 종전 직후, 일본은 미국이나 세계은행으로부터 정부개발원조(ODA)를 받아온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일본 경제가 부흥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ODA를 공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이 당시 일본의 ODA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는데, 일본의 ODA의 약 70% 정도가 유상으로 공여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탓에 "원조"라는 인도주의적 목적보다는, 경제적 이익 위주의 상업주의적인 ODA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상환의무를 수반하는 일본의 유상 ODA은 결과적으로 개발도상국들의 자조적인 노력을 촉진시킬 수 있었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발전에 크게 공헌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들은 일본에 대해 대단히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됩니다. 또 일본 기업들 입장에서도, 원자재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되었고, 자국 제품의 수출시장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외교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 정부는 ODA를 계속적으로 확대해나갔습니다. 198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최대의 ODA 공여국이 되었으며, 1990년을 제외하고는 2000년까지, 일본이 세계 1위의 ODA 공여국이었습니다. 지금은 미국, 독일, 영국에 이어 세계 4위까지 떨어진 상황이며, 일본 국민들의 ODA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만, 국제적으로는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일본이 세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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