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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로 친숙한 "알라딘과 요술 램프"'는 사실 중국을 무대로 한 이야기입니다. 아라비안 나이트는 8세기 이후 이슬람 세계 각지의 설화들이 융합되면서 형성되었고, 1704년 Antoine Galland가 이를 번역해 유럽에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그 번역본에는 당연히 알라딘은 중국 소년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애초에, 아라비안 나이트에는 알라딘 이외에도 중국을 무대로 하는 이야기가 일부 존재합니다.

 
 

 

 알라딘은 사실 중국인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는 "흰 터번을 쓴 까무잡잡한 피부의 소년" 같은 식으로 알라딘이 묘사되다보니, 알라딘은 아랍인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사실 이는 원전에 나오는 알라딘과는 거리가 멉니다. 19세기의 화가인 월터 크레인이 그린 알라딘의 삽화를 보면, 이 그림 속에 등장하는 알라딘은 동남아식 갓을 쓰고 있으며, 일본 기모노 같은 걸 입고 있습니다. 당연히 대단히 편향된 시각으로 묘사된 알라딘이지만, 이것이 당시 사람들이 알라딘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에 보다 가깝죠.

또 히로인인 쟈스민도 당연하지만 중국 술탄의 딸입니다. 반대로, 알라딘과 적대하는 나쁜 마술사는, 중국 출신이 아니며, 중동 출신도 아닙니다. 현재의 모로코와 튀지니에 해당하는 북부 아프리카 출신입니다. 말 그대로 유라시아 대륙을 종횡무진하는 스케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등장인물 이름도 아랍풍이고, 왕 또는 황제라고 칭해야할 존재를 술탄이라고 칭하는 등, 알라딘의 무대는 설정상 중국이었지만, 세계관 자체는 지극히 중동에 가까웠습니다. 
 
이런 역대급 고증 오류가 끊임없이 뜨는 이유는, 아랍인들에게 있어 중국은 환상의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중동과 중국은 육지와 바다의 실크로드를 통해 연결되어 있었으며 교류하며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에서도 수많은 무슬림 상인들이 활약하고 있었지만, 중동 지역에 사는 보통 사람들에게, 중국은 아주 멀리 떨어진 세계인데다 고도의 문명이 번성하던 장소였기 때문에, 이세계(異世界) 같은 이미지가 있었지요. 그래서 그들 나름의 오리엔탈리즘을 끼얹은 결과, 현재의 알라딘이 탄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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