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반응형

일본에는 자판기만으로 구성된 레스토랑인, "오토 레스토랑(オートレストラン)"이 존재합니다. 오토 레스토랑은 식품 자동판매기를 갖추고 매장 내부에서 취식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시설로, 취급하는 식품은 주로 햄버거나 토스트, 우동, 라멘, 아이스크림, 과자 등입니다. 보통 무인으로 24시간 영업하는 편이지만, 게임 센터 등에 병설된 시설의 경우 유인으로 운영되며, 이 경우는 24시간 영업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또 온천 같은 입욕시설이나 드라이브인에 병설된 곳도 있습니다. 

초기의 오토 레스토랑은, 장거리 트럭 운전수 등 심야에 식사를 해야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었습니다. 일본이 고도성장기에 접어드는 1970년대, 일본 주요 국도 인근에 교외형 점포들이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전자렌지나 급양기로 조리를 하는 방식이었지만, 점점 햄버거, 샌드위치, 텐뿌라소바(우동) 등 자동 조리까지 해주는 자동판매기가 등장하기 시작하며, 취급 바리에이션이 풍부해졌습니다.

당시 일본에는 24시간 운영하는 가게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지만, 오토 레스토랑에서는 조잡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24시간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메리트가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기는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78년, TV게임기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등장하자, 그 인기에 편승한 교외형 게임센터가 일본 각지에 들어서게 되었고, 이때 이 게임센터에 병설된 오토 레스토랑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가 오토 레스토랑의 전성기였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에 이르러,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이 전국 각지에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오토 레스토랑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서비스나 맛 측면에서, 자동판매기가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을 정면승부해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자동조리 자동판매기는 구조는 복잡한 반면, 정비에는 난점이 존재했기 때문에 점점 사양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점포가 많았기 때문에 치안 문제도 심각했죠.

결국 오토 레스토랑은 점점 쇠락했으며, 현재는 거의 멸종상태라고 하며 폐허처럼 변해있는 오토 레스토랑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맛이나 편리성은 둘째치고 오토 레스토랑에 향수를 느끼는 일본인은 적지 않기에, 시골 교외지역을 드라이브하다보면 가끔 오토 레스토랑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최근 일본 젊은이들은 햄버거나 우동 자판기 자체를 본 적이 없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오토 레스토랑이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관광삼아 방문해보는 사람도 있다고 하네요.

더보기
반응형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