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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가진 나라는 캐나다라고 합니다. 동쪽으로는 대서양, 서쪽으로는 태평양을 끼고 있는데다 북쪽에는 북극해도 존재하니까 캐나다의 해안선 길이가 세계 제일이라는 사실은 납득할만 합니다. 그렇다면 2위는 어디일까요? 가장 면적이 넓은 러시아?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 아니면 미국이나 호주도 후보에 들 수 있겠네요. 하지만 아쉽지만 전부 다 틀렸습니다. CIA 월드 팩트북이나 각종 사전류에서는, 이구동성으로 세계 2위의 해안선 길이를 가진 나라가 노르웨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긴 해안선을 가진 나라는 노르웨이?
노르웨이는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위치한 나라로, 국토 면적은 323,802km²입니다. 대한민국(100,210m²) 보다는 크기는 합니다만, 일본(377,973km²)보다는 명백히 작으며 말레이시아(329,847km²)와 비슷한 수준이죠. 노르웨이의 해안선은 피요르드 지형 등으로 복잡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러시아나 호주, 미국보다도 해안선이 길다는 사실은 누구도 쉽게 납득하지 못할 겁니다. 이런 이상한 현상이 벌어진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안선의 역설(Coastline paradox)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안선의 역설(Coastline paradox)이란, 육지의 해안선의 길이가 어떤 절대적인 기준에 의해 정해지지 않는다는 견해입니다. 왜냐하면 해안선을 측정할 때는 기준이 되는 최소 단위의 길이에 따라, 측정되는 해안선의 총길이가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은 영국의 해안선 길이에 대한 예인데, 왼쪽 그림은 최소 단위의 길이를 100km로 잡은 것이고, 오른쪽 그림은 50km로 잡은 것입니다. 왼쪽 그림이 기준이라면 영국의 총 해안선 길이는 2,800km가 되고, 오른쪽 그림이 기준이라면 3,400km가 됩니다. 이것은, 최소 단위가 변화하면, 해안선의 길이도 변화한다는 것을 아주 직관적이고 쉽게 알 수 있는 예시죠.
즉, 최소 단위의 길이를 적게 잡을 수록 해안선의 길이는 늘어나게 됩니다. 즉, 해안선 측량을 열심히 하면할수록, 이론상 해안선 길이가 무한정 늘어나게 되는 것이죠. 노르웨이의 경우, 자국의 해안선 측정을 아주 열성적으로 실시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발표를 해버리는데, 타국에서 그것을 검증하기는 대단히 힘들기 때문에, 노르웨이가 발표한 해안선 길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분명 국토는 크지 않을 노르웨이임에도, 세계 2위의 해안선 길이를 자랑하게 된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해안선의 역설 이외에도, 해안선 길이 측정에는 상당히 애매모호한 요소가 많이 끼어드는 편입니다. 예를 들면, 바다는 계속 움직이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진짜 해안선 규정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지도의 해안선은 기본적으로 만조시의 상태를 표시하는데, 간만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지도상의 해안선과 실제 해안선에 차이가 커지게 되죠. 또 간척사업을 벌이면 해안선 길이도 그만큼 변동하게 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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