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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시각장애인에게 안전하게 길 안내를 하거나 위험을 미리 알려 그들을 보호하도록 훈련된 장애인보조견을 "안내견"이라고 부르는데, 일본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안전하게 인도하도록 특별히 훈련 받은 개라는 뜻으로 "맹도견"이라고 부릅니다. 일본에서는 1948년부터 독자적인 맹도견 훈련연구가 시작되었을 만큼, 한국보다 약 30년정도 앞서 체계적인 양성을 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이들에게 일본어로 "앉아" 라던가 "기다려" 같은 명령을 해도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일본 안내견들은 영어로 훈련받는다!

이들이 일본어 명령을 알아듣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애초에 이 맹도견들은 일본어가 아니라 영어로 훈련받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맹도견의 대다수가 래브라도 리트리버나 골든 리트리버처럼 외국개라는 점에 착안하여, 얘네들이 본능적으로 일본어에 익숙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원산지가 영국이나 캐나다 같은 영미권이니까, 영어로 훈련을 해야만 제대로 알아듣는다고요. 흥미로운 추측이기는 하지만, 사실 그런 이유는 아닙니다. 

영미권에서는 훈련사와 맹도견 사용자와의 성격이나 출신지가 달라도 명령어가 다른 경우는 드뭅니다. 그러나 가장 간단한 "앉아"라는 명령을 할 때, 일본어로는 "座れ(스와레)" 와 "お座り(오스와리)"로 최소 두 가지 이상의 명령어가 존재합니다. 또 "잘했어" 라고 칭찬할 때도 "いいこ(이이코)", "よしよし(요시요시)", "よか(요카)" 등 지역별 방언의 차이나 남녀별 언어의 차이가 존재하기에, 맹도견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어의 명령형은 다른 언어에 비해 말투 자체가 강하게 들리는 편입니다. 그래서 개에 대한 명령이지만 뭔가 책망하는 듯한 뉘앙스가 있는 명령으로 들리기도 하기에, 그걸 무심코 듣는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영어로 "No"라고 한마디로 끝내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살 소지도 줄어들고, 맹도견이 혼동하게 되는 경우도 줄어들게 됩니다. 즉, 일본어보다 영어로 하는 지시가 훨씬 간결하고 명확하기 때문에, 일부러 영어로 교육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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