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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클리셰 중 하나가, 혀를 깨물어 자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옛날, 중죄인을 고문할때 입에 솜뭉치 등을 가득 넣어서 혀를 깨물지 못하게 했습니다. 이런 것으로 보면, 꽤나 사실같아 보이는데요... 그러나 단도직입적으로 결론을 말하면, 혀를 깨물어 봤자 안 죽습니다. 

 

 

 

 

 과다출혈로 죽는다?

 

흔히 생각하는 과다출혈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한가지 오해 중 하나가, 혀의 한가운데에 동맥이 흐르고 있다는 착각입니다. 물론 혀는 굉장히 많은 혈관이 집중된 곳이지만, 전부 미세 혈관들입니다. 

과다 출혈이 이루어지려면 대략 체내 혈액량의 30% 정도의 손실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정도 출혈이 이루어지려면 동맥이 절단되어야 합니다. 혀에 있는 정도의 미세 혈관이 잘린다고해서, 그 정도의 출혈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물론 혀를 깨물면 매우 아플 테고, 피도 나겠지만, 그리도 그 피는 언젠간 멎기 때문에 과다출혈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혈우병 같은 특수한 질환이나, 세균감염으로 인한 사망이라면 모를까, 혀를 깨문다고 죽지는 않습니다.

 

 

 

 쇼크사로 죽는다?

 

혀는 분명 상당히 민감하며 섬세한 인체기관입니다.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수많은 신경이 분포되어 있는 곳이며, 잘려나가면 다른 피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아플테죠. 그러나 그렇다고 죽지는 않습니다.

 

정신적으로 고통에 대해 굉장히 약한 경우, 심한 경우 정신을 잃게 되겠지요. 그렇지만 그것으로 죽었다는 사례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가 없습니다. 오히려, 고통에 대한 신경의 과민반응으로, 심장 등 순환기에 과도한 부하가 걸려 심장 마비로 죽는다, 라는 것이 더 납득이 가죠.

혀를 깨물게 되면 고통이 엄청나지만, 죽을만큼 아플 뿐 그 쇼크로 사망하진 못합니다.

 

 

 

 질식사로 죽는다?

 

혀는 많은 신경과 근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혀를 움직이는 근육은 목구멍 안쪽까지 뻗어 있습니다. 혀가 잘리면 혀 근육이 매우 강하게 수축하게 되고, 곧 혀 근육이 목구멍을 막아버려 질식사하게 된다... 라는 패턴입니다.

 

과학적으로 꽤나 그럴싸해 보이는 이 주장도, 사실 불가능한 일입니다. 일단, 혀가 끊어진 순간부터 근육이 수축되기 시작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수축된다고 할지라도 기도가 막혀버릴만큼 아주 강하게 수축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혀가 끊어진 순간부터 근육이 수축되면서 인체 스스로 지혈이 시작되므로 피가 멎게 됩니다. 

또 혀가 뒤로 말려들어가 기도를 막았다는 '의학적 사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혀에는 혀를 뒤로 말리게 만드는 근육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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