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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지옥같은 곳은 어디일까?
지구상의 여러 지역 중 일부는 생물에게 있어서 매우 가혹환 환경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지구에서 가장 더운 지역은 어딜까요? 지금까지 관측된 최고 기온만을 보자면 우승자는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Death Valley)입니다. 다만, 연간평균온도로 말하자면 지구상에서도 가장 뜨거운 장소는 바로 에티오피아에 위치한 다나킬 저지대(Danakil Depression)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기록은 압도적인 톱이죠. 기록에 의하면 다나킬의 평균기온은 섭씨 34도로, 데스밸리보다도 최소 9도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뭐 아프리카니까 더운게 당연할 것 같다고요? 천만에 말씀! 다나킬 저지대은 아프리카를 포함해 지구상의 어느 장소보다도 약 2도가량 높으며,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은 태양빛 때문도 아닙니다.
다나킬 저지대에는 완전히 건조한 사막기후이기 때문에 주된 하천들은 모두 바다에 닿기전에 메말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용암호(溶岩湖)가 형성되어 있으며 용암이 언제나 지표면에 드러나 있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수온, 염분 농도, 산성도를 자랑하는 자연호수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특성 탓에 장소에 따라서는 가스마스크 없이는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가혹한 환경을 자랑합니다.
어째서 이런 헬게이트가 열려있느냐하면, 이곳이 누비아 플레이트・소말리아 플레이트・아라비아 플레이트, 이 3개의 구조 플레이트의 경계에 위치해있기 때문입니다. 각 플레이트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지진과 화산활동, 맨틀 상승, 높은 산성도의 절묘한 콜라보레이션이 결성되었고 여기에 아프리카와 사막의 특성인 고온 건조라는 첨가되어 터무니없을만큼 가혹한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곳에는 약간의 식물이나 작은 동물 정도는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지만 중형 이상의 야생동물은 아예 서식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바로 이 다나킬 저지대에서 우리 인류는 진화했다는 것입니다. 1974년 과학자 일행이 과거 이 지역에 살고 있었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라고 하는 사람족의 골격 일부를 발견했는데, 이들은 이 골격에 "루시(Lucy)"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인류학에 조금이라도 조예가 있으신 분은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인류의 조상이라고 불리우는 루시가 바로 이 루시입니다. 약 3백만년 전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루시는 발견 당시까지 발견된 모든 사람족 골격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이었으면서도 보존상태가 좋았습니다. 이 덕분에 수많은 의문이 해명되었고 동시에 수많은 새로운 수수께끼가 생겨나게 되었죠.
아니, 잠깐만요. 다나킬 저지대은 사람은 커녕 야생동물들마저 살아남기 힘든 매우 매우 가혹한 지역 아니었나요? 딱히 도구도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던 300만년 전의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들이 대체 어떻게 이런 가혹한 환경에서 생존해 진화할 수 있었을까요? 사실, 루시가 살아있었던 시대의 다나킬 저지대은 지금처럼 혹독한 환경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곳을 지옥도로 만들고 있는 맨틀 상승, 높은 산성도, 화산활동 같은 요소들은 과거 1세기 정도에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며 이 또한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아마 몇백만년 후의 미래에서는 아프리카 플레이트와 아라비아 플레이트가 완전히 멀어지게 되어 지금의 다나킬 저지대에는 홍해의 해수가 쏟아져들어오기 시작할 겁니다. 바다로 변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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