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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이 강하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사람들은 곧잘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나는 면역력이 강하니까 감기에 안걸려." 실제로 우리 주변을 보면 감기에 정말 걸리지 않는 사람이 소수이긴 하지만 실존하곤 합니다. 그런데 정말 면역력이 강하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 걸까요? 진실은 반대입니다. 사실 면역반응이 강할수록 감기 증상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감기에 걸리면 나타나는 증상은, 실은 감기 바이러스가 일으키고 있는 현상이 아닙니다. 목이 따갑다거나 코가 막힌다던가 하는 감기 증상은 사실 체내의 면역 시스템이 바이러스를 배출하기 위해 나타내고 있는 일종의 자정작용입니다. 일반적으로 감기는 리노 바이러스라고 통칭되는 계열의 바이러스가 원인인데, 흥미로운 것은 이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모든 사람들에게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감기에 걸려도 약 25%의 사람들에게는 증상이 전혀 발현되지 않습니다.
"나는 면역력이 강하니까 감기에 안걸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정체가 바로 이것입니다. 면역력이 강해서가 아니라 감기에 걸려도 증상이 전혀 발현되지 않을 뿐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대체 왜 같은 감기에 걸려도 증상이 천차만별인가하면, 사이토카인(Cytokine)이라고 하는 물질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사이토카인은 세포간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상호작용과 관련된 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단백질인데,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코에 염증을 일어나면 우리 체내에는 IL-8라고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가 상승합니다.
이 IL-8는 백혈구를 감염부위로 유도하는 작용을 하며 이를 통해 우리 몸은 코가 따끔하다고 느끼거나 콧물이 나오는 등 감기 증상이 발현되는 것이죠. 보통 감기 증상이 심한 사람이면 일수록 체내의 IL-8 수치가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감염이 확인되어도 감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에게는 IL-8 수치가 상승하지 않죠.
즉, 면역 시스템이 강하면서도 활동적인 사람이면 일수록 감기에 걸렸을 때 발현되는 증상이 강해집니다. 감기 증상이란 결국 바이러스를 배출하기 위한 자정작용이기 때문에, 감기에 걸렸을 때 제대로 반응하는 것은 인체의 면역 시스템이 외부의 침입자에 대항해 제대로 기능을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반대로 감기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증상도 발현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감기 바이러스를 체외로 배출하는 면역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 것이라는 거죠. 그러니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해서 면역력이 강하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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