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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리하면 떠오르는 대표주자 중 하나인 초밥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초밥에 대해 잘 알고 계시는 분도 많을 텐데요, 사실 이 일본 초밥집들은 독특한 은어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면 표준 일본어에서는 밥을 "고항(ご飯)"이라고 부르는데 초밥집에서는 밥을 "샤리(シャリ)"라고 부르고, "차(茶)"를 "아가리(アガリ)"라고 하며, "간장(醤油)"을 "무라사키(むらさき)"라고 지칭합니다. 일본 현지인들도 여기까지는 잘 알고 있지만 어째서 이런 명칭으로 부르게 되었는지 물어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기 일쑤입니다. 대체 어쩌다가 이런 고유 명칭이 생겨난 걸까요?
왜 밥을 "샤리(シャリ)"라고 부를까?
먼저 샤리의 어원을 살펴보면, 부처님의 유골을 일컫는 말인 "불사리(仏舎利)"에서 유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불사리 중 불(仏)은 불교를 의미하며, 사리(舎利)는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 중 유골, 시체 등을 뜻하는 단어인 "sarira(샤리라) "를 한자로 음차한 것입니다. 석가모니가 돌아가신 직후, 그의 유골은 화장되어 8개로 분할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분할된 유골은 인도 각지로 운반되었고 불사리를 봉헌하는 탑인 사리탑이 세워지게 됩니다.
이렇게 처음에는 8개로 분할되었지만, 추후에 더욱 분골이 진행되어 인도 전역에 약 8만개 이상의 사리탑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유골을 이렇게까지 쪼개다보니 결국 불사리는 쌀알 크기 정도로 작아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사리는 석가모니 그 자체인 이상 불교에서 그 가치는 대단히 컸죠. 그리고 에도 시대에 이르러, 한 승려가 쌀밥의 쌀알을 보고 작지만 매우 귀중한 것이라는 의미에서 쌀알을 "샤리"에 빗대어 표현했고, 이것이 대중적으로 퍼진 결과 "샤리=밥"이 되었습니다.
즉, 현재는 샤리는 초밥집에서만 쓰이는 용어가 되어버렸지만, 과거에는 초밥뿐만 아니라 밥을 샤리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또 한때 잡곡을 섞지 않고 흰 쌀로만 지은 밥을 "실버 샤리(Silver シャリ)" 라고 부르기도 했죠. 그러나 대중적으로 밥을 샤리라고 부르는 관습은 점차 그 명맥이 끊겼고, 오직 초밥집에서만 살아남은 결과 일본 초밥집 특유의 은어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입니다.
왜 차(茶)를 "아가리(アガリ)"라고 부를까?
"아가리(アガリ)"라는 말은 일본 화류계(게이샤 사회)에서 유래된 단어였습니다. 이 게이샤 용어 중에서 인기가 별로 없어서 손님 없이 한가한 게이샤를 "오차오히쿠(お茶をひく)"라고 표현하는데요, 이 때문에 "차(茶)"가 재수가 없는 단어로 여겨져서 그 사용이 기피시되었습니다. 반대로, 인기 폭발하고 있는 게이샤를 "오아가리상(おあがりさん)"이라고 불렀는데, 이 표현에서 "아가리(あがり)"를 따와서 재수없는 "차(茶)" 대신 쓰게 된 것이죠.
왜 간장을 "무라사키(むらさき)"라고 부를까?
초밥집에서는 간장을 "무라사키(むらさき)"라고 부르는 데, 그 의미는 "보라색"입니다. 이렇게 간장을 보라색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3개의 설이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옛날 사람들은 적갈색을 보라색이라고 표현하고 있었으며, 간장을 종지에 낸 그 색깔이 적갈색이었기에 보라색을 의미하는 무라사키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간장의 원료 중 하나인 대두에 보라색 탄바 검은 콩을 사용하면 간장이 보랏빛을 띄게 된다는 점에서 무라사키라고 불리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서민들도 초밥을 먹을 수 있게 된 에도 시대 때도 간장은 매우 고급품이었기 때문에 고귀한 의미를 가진 자주색을 그 이름에 붙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실제로 당시 간장은 귀중한 양념으로 그 가격은 같은 양의 쌀의 3배이자 소금의 8배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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