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내에 중국(中国)이 있다고!?

 일본 국내에 중국(中国)이 있다고?

일본에는 중국(中国)이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히라가나로는 ちゅうごく라고 하는데, 이 지역은 우리가 흔히 중국이라고 지칭하는 중화인민공화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국가인 중국와 완전히 동일한 한자를 쓰며 일본어 발음마저 똑같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헷갈린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편이며, 이 때문에 이곳을 지칭할 때는 일부러 주코쿠 지방(中国地方)이라고 빠짐없이 "지방"을 붙여주는 편입니다. 

외국인들도 여지없이 혼란에 빠지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뜬금없이 일본에 왜 중국이 있지?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는 사실 이 지방이 일본에서도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기 때문에 벌어지는 촌극이기도 하죠. 게다가 웃기는 점은 中国이라는 한자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열도의 정 가운데가 아닌 서쪽에 위치해 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큐슈 지역과 더불어 한국에 가장 가까운 지방에 속하죠. 

그렇다면 어쩌다가 이런 명칭이 붙어버리고 만 것일까요? 사실 이 주코쿠 지방이라는 호칭 자체는 지금으로부터 약 1200년 전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당시에는 이미 오기칠도(五畿七道)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 중 오기(五畿)는 현재의 나라현, 교토부 중남부, 오사카, 효고현 남동부에 해당하는 지역이었고 칠도(七道)는 도카이도(東海道)・도산도(東山道)・홋카이도(北陸道)・산요도(山陽道)・산인도(山陰道)・난카이도(南海道)・세카이도(西海道)를 뜻하는 단어였습니다. 

 

이 오기칠도와는 별도로 교토에서부터 떨어진 거리에 따라 지역을 지칭하는 방법도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가까운 지역을 킨고쿠(近国), 상대적으로 먼 지역을 온고쿠(遠国)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교토로부터 떨어진 거리가 상대적으로 중간인 지역을 주코쿠(中国)라고 호칭한 것이죠. 다만 이 시점에서의 주코쿠라는 지역에는 카가와현(香川県)이나 도쿠시마현(徳島県)이 속해있지 않은 등 현재의 주코쿠 지방(中国地方)과는 다소간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산요도(山陽道)와 산인도(山陰道)사이의 지역을 주코쿠 지방(中国地方)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현재의 명칭이 정착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교토로부터 떨어진 거리 때문에 주코쿠(中国)라는 명칭이 붙은 탓에, 교토 서쪽에 위치한 오늘날의 주코쿠(中国) 말고도 교토 동쪽에도 주코쿠(中国) 지방이 존재했었습니다. 현재의 후쿠이현(福井県)・이시카와현(石川県)・토야마현(富山県)・기후현(岐阜県)・나가노현(長野県)・야마나시현(山梨県)・시즈오카현(静岡県)이 동쪽 주코쿠 지방에 속했지요. 다만,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이 동쪽 주코쿠 지방이라는 명칭은 점점 사용하지 않게 된 탓에 현재의 서쪽 주코쿠 지방만이 살아남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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