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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을 통찰하다:
[3] 통찰력이 뛰어나면 세뇌에 걸리지 않을까?
[4] 고도로 몰입하고 집중해야만 통찰에 이를 수 있다?
통찰력이 뛰어나면 세뇌에 걸리지 않을까?
막연하게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은 보통 사람들과는 보는 관점이 다르니까, 세뇌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버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통찰력이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인간의 지적능력에는 한계가 있으며, 지니고 있는 지식 또한 불완전하기 때문에 초월적인 통찰력을 발휘하던 위인들마저 번번이 고배를 들고 말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플라톤마저 이 함정으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플라톤은 엄격한 규율과 훈련로 이루어진 스파르타를 마치 유토피아마냥 찬양해마지 않았지만, 그 스파르타는 결국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지 못하고 쇠락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4원소설 같은 판타지 설정을 아주 장대하게 전개하기까지 하는데, 현대인 입장에서 보면 당대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해주지 않으면 도저히 실드를 쳐줄 수가 없죠. 비단 고대 철학자들 뿐만 아니라 경제학의 아버지이자, 인간 행동에 대한 고찰과 사회적 작동 원리에 대한 뛰어난 통찰로 이름 높은 애덤 스미스도 결국 세뇌의 희생자 중 하나였습니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는 청나라는 스스로의 부에 만족해버린 탓에 외국과의 상업을 등한시한 탓에 공정한 무역을 할수가 없다는 식의 서술이 있는데, 이는 당시 영국 지식인들의 주장을 여과없이 받아들였기에 발생한 오류였습니다. 당시 청나라는 스스로의 부에 만족해 있기는 커녕 사회전반에 사치풍조가 만연해 있는 상태였으며, 자국내의 가내수공업의 생산 규모가 막대한 탓에 영국제 공산품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영국의 대청무역적자가 지속되었고, 그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영국 지식인들은 청나라가 스스로의 부에 만족해버렸다는 악의에 찬 날조를 떠들어댔고, 천하의 애덤 스미스조차 이에 속아넘어가고 말았던 것이죠.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그 이유는 인간의 정보가 불완전하면서도, 동시에 인간의 통찰이 작동하는 범위도 무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아무리 위대한 철학자라 할지라도 4원소설처럼 애초에 전제가 되는 기초 지식이 잘못되어 있거나 불완전한 경우에는 현실과는 괴리된 결론에 도달하고 맙니다. 또 문제의식이라는 무대가 준비되지 않으면 통찰은 발현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애덤 스미스의 경우처럼 당대의 잘못된 사회통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 그것으로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즉, 상기한 것처럼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현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으면 통찰 자체가 발휘되지 못하기에, 통찰력이 뛰어나더라도 세뇌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은 대개 관찰력이나 인지능력이 뛰어난 경향이 있으며 이에 더해 사소해보이는 일에도 문제의식을 가지길 좋아합니다. 심지어는 대중적으로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왜? 왜? 하고 호기심을 추구하길 즐기며, 독재정권의 일방적인 세뇌에도 쉽사리 의문의 칼날을 겨누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성향 탓에 통찰력이 높을 수록 세뇌당하지 않거나 세뇌에서 벗어날 확률 또한 높아지며, 이 때문에 독재자들이 통찰력이 높은 이들을 적대시하거나 적극적으로 포섭하려 드는 것이죠.
※통찰을 통찰하다:
[3] 통찰력이 뛰어나면 세뇌에 걸리지 않을까?
[4] 고도로 몰입하고 집중해야만 통찰에 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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