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통찰을 통찰하다:
[2] 통찰이 이끄는 답은 항상 정답인가?
[4] 고도로 몰입하고 집중해야만 통찰에 이를 수 있다?
통찰이 이끄는 답이 항상 정답인가?
통찰을 하면 무조건 올바른 해답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착각입니다. 분명 우리는 통찰을 통해 기존의 세계관에서는 무관했던 사물을 연관지어 체제적이고 분절된 전체로서 관찰 및 파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즉, 통찰에 의해서 사물이 존재하고 작용하는 구조가 분명하게 이해될 수는 있죠. 게다가 통찰의 순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우리 뇌는 도파민을 대량으로 분비시키며 환희의 순간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에 통찰을 통해 도달한 해답이 올바르다고 믿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통찰이 위대한 현상이라고 해도 결국 세계관이 확장되고 가능성이 몇가지 추가되는 수준이기에 그것만으로 정답에 이를수 있다고는 누구도 단언할 수가 없습니다.
통찰에 대한 또 다른 편견인 "통찰력이 뛰어나면 특정 대상을 보편적인 시각 이외에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역시 사태를 악화시킵니다. 이 논리에 의하면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어떤 대상을 여러 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고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관점을 선택하게 된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그렇게 단언할 수 있을 만큼 양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지 못합니다. 왜냐구요? 인간은 전지(全知)하지 못하니까요. 통찰력이 있어봐야 결국 사람이고, 그렇기에 그 사람이 취할 수 있는 시각은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지적영역이 도달하는 범위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죠.
사실 사물을 보는 관점의 경우, 통찰력의 고하보다는 배경지식의 풍부함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면 점심식사로 짜장면을 먹으려 할 때, 일반인은 아무 생각없이 맛있다고 먹을 겁니다. 그러나 요식업 종사자라면 원가를 비교적 정확하게 추측해볼 수 있을 것이며, 식품영양학에 조예가 있다면 짜장면의 영약학적 측면을 고찰해볼 수 있을 것이며, 중국 본토의 작장면을 안다면 눈앞의 짜장면과 비교를 해볼 수도 있을 것이며, 만약 셋 모두에 해당한다면 짜장면 한 그릇을 놓고도 각각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기사 한편 정도는 손쉽게 뽑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통찰력이 뛰어나서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전혀요. 통찰력이 아니라 여러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을 만큼 배경지식이 풍부하다는 것뿐입니다. 반대로 통찰력은 뛰어나지만 상기한 배경 지식이 없다면? 짜장면 한그릇 먹은 걸로 매우 날카로운 리뷰글은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추가적인 조사 없이는 짜장면의 원가분석도 영양분석도 작장면과의 비교도 할 수 없기에, 소설을 쓰지 않는 이상 그럴듯한 기사 한편을 써내려가기 벅찰 겁니다. 즉, "통찰력이 뛰어나면 특정 대상을 보편적인 시각 이외에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다" 는 주장은 통찰을 마치 신적(神的)인 능력인양 크게 과장한 이야기입니다.
정리하자면, 인간의 지적능력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통찰을 통해 다다른 답이 반드시 정답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유레카 일화로 보면, 아르키메데스처럼 엄청난 통찰력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그가 지니고 있던 금속의 밀도에 대한 지식이 불완전했다면 부력의 법칙에는 영영 도달하지 못했을 겁니다. 즉 통찰력의 높낮음과는 상관없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기본 구조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그 문제는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또 전제가 되는 기초 지식이 잘못되어 있거나 불완전한 경우, 연관시킨 현상과 현상이 문제 해결에 피상적으로만 도움이 되는 수준에 머물기도 하죠. 다만 관련 지식이 정확하면 정확할수록 통찰 역시 날카로워지고 정확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바로 이런 측면 때문에 우리에게 통찰이 유용한 도구일 수 있게 됩니다.
※통찰을 통찰하다:
[2] 통찰이 이끄는 답은 항상 정답인가?
[4] 고도로 몰입하고 집중해야만 통찰에 이를 수 있다?
- 한국인은 나이를 3가지나 가진다!?
- 친일파란 무엇인가?
- 주5일 근무제, 일요일은 그렇다치고 토요일도 휴일인 이유는?
- 내전이 가장 끔찍한 형태의 전쟁인 이유
- 우리가 옛날 철학자들을 바보 취급하면 안되는 이유
- 물레방앗간은 정말 평화로운 장소인가?
- 사보타주(Sabotage)는 파업이 아니다.
- 황인종의 장점이 뭘까?
- 우리가 패배주의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는 이유
- 젊은 것들은 왜 항상 버릇이 없을까?
- 유서 깊은 가문이란 실존하는 것인가?
- 한국은 왜 자영업자가 많을까?
- 샐러리맨의 불편한 진실
- 버뮤다 삼각지대의 진실
- 한반도에는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을까?
- 「남자는 늑대야!」는 칭찬?
- 분홍색은 원래 남자의 색?
- 왜 칠면조는 영어로 Turkey인가?
- 피아노 건반이 흑백인 이유는?
- 라이터는 사실 성냥보다 늦게 발명되었다
- 오직 인간만 가축을 키우는 것은 아니다
- 성경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인 것은?
- 부패인식지수를 맹신하면 안되는 이유: 부패인식지수의 허점
- 화장실 남녀 표시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 대한민국이 물풍족 국가인 이유
- 연못과 늪의 구분기준은 의외로 허술하다
- 치즈가 포탄 대신 전쟁에 쓰인 적이 있다?
- 대포동・노동 미사일은 사실 미국의 네이밍 센스
- 애니미즘은 동물을 숭배하지 않는다!
- 이기심은 인간의 본성인가?
- 왜 한국은 호랑이에게 우호적인가?
- 비둘기는 어쩌다가 세계를 정복하게 되었을까
- 여객기 조종실에 화장실이 있을까?
- 은행에 놓여 있는 관엽 식물, 정체를 알면 소름이...
- 버터는 사실, 과거에는 식용이 아니었다!?
- "생각하는 사람"은 대체 뭘 생각하고 있을까?
- 염불을 욀 때, 목탁을 두드리는 이유
- 피겨 스케이팅은 원래 여름 종목?
- 제1회 올림픽 아테네 대회, 1위는 은메달이었다
- 예전에는 피라미드 정상에 카페가 있었다
- 올림픽 선수촌에도 촌장이 있다!?
- 멸종위기종이 되면 오히려 빨리 멸종된다?
- 펭귄은 원래 다른 새의 이름이었다?
- 올림픽 금메달, 멋대로 팔아도 될까?
- 숨바꼭질 세계대회가 존재한다?
- 마라톤 풀코스를 측정하는 방법
- 아키하바라가 오타쿠의 성지가 되어버린 이유
- 왜 중국은 한반도를 정복하려 했을까?
- 우리가 민족(Ethnic group)이라는 개념을 경계해야하는 이유
- 고구려, 백제, 신라의 언어는 같았을까?
- 만주족은 정말 무분별하게 한족 문화를 수용해서 동화당했을까?
- 옛날 사람들은 언제나 배고픔에 시달렸을까?
- 중앙집권체제로 정말 국력이 강해질까?
- 삼국지 인물들은 왜 그렇게 한 황실에 집착했을까?
- 바이킹은 정말 야만적인 전투민족이었을까?
- 귀신은 존재할까?
- 외래종은 항상 나쁠까?
- 한국은 왜 3월부터 신학기일까?
- 플랜더스의 개는 벨기에에선 별로 유명하지 않다
- 비행기보다 낙하산이 먼저 발명되었다?
- 매관매직은 항상 나쁜가?
'EXㅣ사회ㅣDB'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찰을 통찰하다: [4] 고도로 몰입하고 집중해야만 통찰에 이를 수 있다? (0) | 2021.04.10 |
---|---|
통찰을 통찰하다: [3] 통찰력이 뛰어나면 세뇌에 걸리지 않을까? (0) | 2021.04.10 |
통찰을 통찰하다: [1] 통찰(Insight)이란 무엇인가? (0) | 2021.04.10 |
인류 문명의 미래를 예견하는 모아이 섬 (0) | 2021.04.08 |
매관매직은 항상 나쁜가? (0) | 2021.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