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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는 약 4억 마리의 비둘기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대부분이 도시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적고, 광장에 대량으로 모여다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기에,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조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비둘기는 어쩌다가 세계를 정복하게 되었을까?
그러나 우리가 도시에서 발견하는 비둘기들은, 처음부터 인간이 거주하는 도시에 살았던 것은 아닙니다. 원래는 바위 비둘기라는 야생 비둘기였는데, 이 바위 비둘기들은 원래 유럽과 중앙 아시아, 북아프리카 등 건조 지대에 서식하고 있으며, 절벽 구덩이에 정착하는 습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약 1만년 전쯤에,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사람들이 식용으로 기르기 시작하면서 비둘기의 가금화(家禽化)가 시작됩니다.
그러던 중에 비둘기를 식량으로 활용하는 방법 이외에도, 다른 활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비둘기는 체내 시계와 태양 나침반, 지자기를 감지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방향을 정확하게 읽어낼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비둘기의 타고난 탐색 능력의 존재를 알아낸 사람들은, 비둘기의 귀소 본능을 이용해서 전서구로 활용하게 되었지요. 전신이 발달하기 전까지만 해도, 원격지와 메시지를 교환할 때는 비둘기가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처음에는 식량으로서 가금화되었던 비둘기였지만, 육류로는 닭이나 오리 같은 다른 조류나, 돼지・양 같은 포유류가 주류가 되어감에 따라, 비둘기를 포획할 메리트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반대로 인간의 문명이 발전하고, 각지에서 도시화가 진전됨에 따라, 비둘기는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빌딩 같은 고층 건물은, 비둘기에게 있어서는 마치 자연 절벽처럼 느껴집니다. 건물에서 튀어 나온 베란다, 에어컨 장치 등은 절벽에 생긴 틈새 등과 같이 비둘기가 서식하는 둥지에 딱 맞는 환경이죠.
게다가 다른 조류들은 과일과 벌레 같은 특정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비둘기는 인간이 버리는 같은 음식 쓰레기라면 무엇이든 먹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시화되고 인구밀집도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비둘기의 먹이도 많아지는 꼴이 됩니다. 또한 비둘기가 새끼에게 음식을 줄 때는, 기본적으로 부모 비둘기가 먹은 음식을 토해줍니다. 이때 이 음식은 거의 액체에 가까워서 새끼 비둘기라도 소화할 수 있습니다. 즉, 비둘기 부모가 먹을 수만 있다면, 새끼도 굶주리지 않게 되죠. 게다가 비둘기는 평균적으로 1년에 10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생존에 유리한 형질과 다산이라는 장점이 합쳐져, 오늘날처럼 도시에서 이렇게까지 번식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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