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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면 뇌세포가 자라지 않는가, 아니면 자라는가?
나이가 들면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자신의 기억력이 조금씩 감퇴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기억력의 최절정기라는 사춘기~20대 초중반을 넘어서면 경험적으로라도 알게 되죠. 우리는 이 때문에 뇌세포가 잘 생성이 되지 않은 탓에 그렇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뇌세포처럼 신경을 이루는 세포는 다른 세포들과는 달리 매우 특별하기 때문이죠. 이 신경 세포는 다른 세포들과 달리 자극과 흥분을 빠르게 전달하는 기능을 하며, 전문 용어로는 뉴런(neuron)이라고 합니다. 뉴런은 기본적으로 전기적 및 화학적 신호를 통해 정보를 처리하고 전송하며, 특별하게 연결된 시냅스를 통한 신경망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면 뇌세포가 자라는가, 아니면 자라지 않는가에 대한 의문은 사실 아직도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성인이 되더라도 뇌세포가 자란다는 것은, 실은 아직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세기 중반까지만해도 성인이 되면 뇌세포가 더이상 생성되지 않는다는 것이 상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988년 시점에서 신경의학계는 성인이 되어도 뇌세포가 생성된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당시 화학물질 주입을 통해 인간의 신경 조직세포 안에서 새로운 뉴런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에서 이를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로도 비슷한 내용의 논문 발표가 이어졌고, 이러한 연구결과에 힘입어 불과 몇년 전까지만해도 과학자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뇌세포가 매일 생성되고 있으며 축적된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여겨왔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뇌세포가 성인이 되어도 자란다는 점에 착안하여 우울증,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 관련 질병도 치료될 수 있다고 판단되어 연구가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죠. 그러던 어느날인 2018년 3월 7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에 출생 이후 활발하게 생성되는 뇌세포는, 성인이 되면 활발했던 세포 생성이 멈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는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팀의 연구였는데, 이들은 뇌질환으로 사망한 환자들의 뇌조직을 수집한 후 단백질 분석을 통해 뉴런을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비교적 어린 나이의 환자들(1~7세)의 뇌세포 밀도는 높은 편이며 나이가 들수록 이 뇌세포의 밀도가 감소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상당히 큰 파장을 불러왔는데, 이미 지난 20년간 동물이든 인간이든 간에 성인이 되더라도 계속해서 새로운 뉴런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져왔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학계의 통설을 뒤집는 결과였지만,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 불신감을 표명하는 연구자들도 많은 편입니다. 아직 후속 연구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 섣불리 가타부타 논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게다가 줄기세포 등으로 세포 재생을 도와서 파킨슨병이나 치매 같은 신경퇴행성질환 치료에 활용하는 연구결과들도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만큼, "성인이 되면 뇌세포가 자라지 않는가, 아니면 자라는가?"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는 이릅니다. 다만 한가지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현시점에도 신경과학은 매우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라는 점이며, 기정사실이라고 판정된 정설이라도 한번쯤 의심해볼 가치는 있다는 말이죠.
※ 참고 자료
<Neuron creation in brain’s memory centre stops after childh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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