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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로 유명한 성냥. 요즘은 라이터가 워낙 대중화되어있다보니, 생일 축하 케이크에 동봉되는 성냥이외에는 일상적으로 접하기 힘든 추억의 물건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에 일회용 라이터가 등장하기 이전까지만해도, 성냥은 수많은 애연가들의 친구였습니다. 또 성냥은 성냥 나름대로 여러 이점이 있어 미군 MRE에는 필수부수기재로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성냥은 라이터에 비하면 어딘가 구식이고, 원시적인 느낌이 있기 때문에 라이터보다 훨씬 옛날에 발명된 것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라이터의 역사는 성냥보다 오래되었습니다.
라이터는 사실 성냥보다 늦게 발명되었다
최초의 라이터는 위험물질인 황산을 이용한 것으로, 요한 볼프강 되베라이너(Johann Wolfgang Döbereiner)에 의해 1823년에 독일에서 발명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 일반적으로 쓰이던 부싯돌보다 훨씬 불편했고, 두 손으로 켜야 할 정도로 크고 무거운 데다, 지나치게 복잡한 구조 탓에 대중화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1903년 오스트리아의 발명가인 칼 웰즈백(Carl Auer von Welsbach)이 초소형 부싯돌 설계에 대한 특허를 냈고, 램프나 안전 성냥 등을 생산하던 미국의 론슨(Ronson)이라는 회사가 이를 응용하여, 1910년 최초의 초소형 부싯돌 라이터인 Pist-O-Liter를 출시했습니다. 이 Pist-O-Liter는 작동원리상 오늘날의 라이터와 동일했고, 되베라이너의 발명품에 비해 훨씬 작았고 안전했기에 세계적으로 널리 퍼지게 됩니다.
반면 성냥의 경우, 일단 역사적으로 비슷한 물건은 상당히 예전부터 존재해왔습니다. 그러나 부싯돌이나 렌즈를 이용해 일으킨 불이나, 화로에 남은 잿불 같은 것을 활용해서 불을 일으킬 뿐이었기에, 마찰을 통해 스스로 불을 일으킨다는 현대적인 자기발화식 성냥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황산에 담가 발화시키는 화학식 성냥은 1805년에 개발되었지만, 너무 비싸면서도 위험했고, 냄새가 너무 지독해 대중화되지 못했습니다. 마찰을 통해 스스로 불을 일으키는 최초의 현대식 성냥은 1826년 영국의 화학자이자 약사였던 존 워커(John Walker)에 의해 발명되었습니다. 그가 발명한 최초의 마찰성냥은, 여러 발명가들의 손을 거치면서 개선되고, 보다 안전해지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부싯돌을 사용한 최초의 라이터가 발명된 시점은 1823년이었고, 최초의 현대식 마찰성냥이 발명된 것은 1826년이었으니, 엄밀히 말하면 라이터가 성냥보다 먼저 발명된 셈입니다. 그러나 최초의 라이터는 대중화에 실패했고, 마찰성냥은 대중화에 성공하였으므로, 1910년에 초소형 부싯돌 라이터인 Pist-O-Liter가 출시되기까지는 성냥이 세계를 지배했습니다. 따라서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성냥이 라이터보다 선배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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