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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일본 라이트노벨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 가지 두드러지는 특징이 보입니다. 그것은 제목이 단어나 짧은 명사구로 끝나지 않고, 문장 형식으로 매우 긴 케이스가 많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장형 제목 자체는 고대부터 존재해오기는 했지만, 왜 이제와서 이런 제목들이 일본 라이트노벨의 대세가 되어버렸을까요?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의 소설 투고 사이트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라이트노벨에 긴 문장형 제목이 많은 이유
일본에서 가장 대형화되고 대중화된 소설 투고 사이트는 "小説家になろう(소설가가 되자)"로, 종업원수 30명 정도의 비교적 작은 회사인 주식회사 히나 프로젝트(株式会社ヒナプロジェクト)에 의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영리사이트지만 투고와 구독은 원칙적으로 무료라서, 독자들은 대개 가벼운 마음으로 이 사이트를 방문해 소설을 읽곤 합니다. 그런데 이 독자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온 것이기 때문에, 작품성이 뛰어난 명작을 감상하고 싶어하기 보다는, 자기 취향에 맞는 적당한 소설을 읽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때 독자들은 적당한 키워드로 소설을 검색하여 막대한 수의 소설을 일람시켜놓고, 이를 살펴보며 읽을 것인지 읽지 않을 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여기에서는 주로 제목, 장르, 작가명, 화수 등과 같은 항목이 활용됩니다만, 장르는 애초에 소설마다 다르고, 인터넷 소설의 특성상 유명한 작가는 거의 없기에, 작가명은 변별력을 가지기 못합니다. 화수조차 소설 연재가 쌓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죠. 따라서, 가장 쉽게 독자 눈에 띄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제목이었습니다.
즉, 작가 입장에서는 자기 소설이 독자에게 검색되어 일람에 오를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적당한 키워드를 제목에 포함시키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일람에 오르고 나서도, 적당한 소설을 읽고 싶어하는 독자의 니즈에 맞춰 어떤 작품인지 알기 쉽도록 제목에 간략한 줄거리를 포함시키기 시작하면서, 지금처럼 매우 긴 문장 형식 제목이 대세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소설이 인기를 끌어 상업화되고, 미디어믹스화가 이루어지면서, 이런 요상한 제목들이 차츰 우리 눈에 띄기 시작한거죠.
당연한 이야기지만, 문장형 제목에 대해서는, 일본 국내에서조차 촌스럽고 미적 센스가 없으며, 유치해보인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무슨 컨셉을 잡은 게 아니라면, 태생부터 상업 작품이면서 장문 타이틀을 사용하는 케이스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상업 작품의 경우, 유명 출판사에 의해 이름있는 작가가 담당하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제목을 길게 늘어뜨리는 것의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인터넷 소설에서부터 시작해 상업화된 작품은 장문 타이틀을 달고 있는 경우가 매우 많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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