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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은 인류의 문명 발달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과학 분야의 노벨상은 연구 시설, 자금 문제 등으로 인해 주로 경제력이 발달한 선진국 위주로 수상자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노벨상은 절대로, 현시점의 기술력・경제력을 반영하는 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 노벨상은 그 나라의 국력을 반영한다?
- 노벨상 수상자 수에 국력이 반영되는 데는 시차가 필요하다
노벨상은 그 나라의 국력을 반영한다?
역대 나라별 노벨상 수상자의 통계를 살펴보면, 초기에는 독일이 압도적인 숫자의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었습니다. 이 통계에 따르면 미국이 독일을 앞지르게 된 것은 1941년~1950년부터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미국이 독일을 경제적・기술적으로 압도하게 된 것은 1차세계대전(1914년~1918년) 전후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여기에는 30년 정도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극적이고 알기 쉬운 예는, 일본입니다. 노벨상이 시작된 1901년부터 1999년까지의 99년 동안, 과학 부문의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인은 단 5명에 불과합니다. 바꿔말하면 압도적인 기술력과 품질로 무장한「소니(ソニー)」,「파나소닉(パナソニック)」,「토요타(トヨタ自動車)」,「혼다(本田技研工業)」,「캐논(キャノン)」같은 기라성 같은 일본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의 경쟁사들을 고사시키며 세계를 씹어먹던 1980년대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노벨상 수상자가 5명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버블 절정기인 1988년 일본의 GDP는 미국 전체 GDP의 70%에 육박하고 있었고, 1인당 GDP로는 $25,052를 기록하며 미국의 $21,417마저 넘어섰습니다. 당시 시가총액 기준 세계 50대 기업 중 33개가 일본기업이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1988년도 일본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 수의 누적은 5명에 불과했으며, 이는 미국의 148명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적었고, 이는 독일(71명)이나 영국(66명), 프랑스(27명) 심지어는 이탈리아(9명)보다도 적은 숫자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버블 경제가 붕괴하고 일본 경제가 침체기를 겪던 2000년도부터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 시작하여, 21세기 이후로는 미국과 영국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70년대와 80년대에 연구개발에 투자했던 성과가, 2000년 이후부터 되돌아오기 시작한 겁니다. 즉, 노벨상은 수상하는 시점의 특정 국가의 기술력・경제력을 반영하는 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노벨상은 수상 시점보다 약 30년 정도 과거 시점의 특정 국가의 기술력이나 경제력을 반영하는 편입니다.
노벨상 수상자 수에 국력이 반영되는 데는 시차가 필요하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인데, 물리학・화학・생리의학 같은 노벨 과학상을 수상할만큼 경이롭고 학문적 성취가 높은 연구의 경우, 핵심연구 산출에 상당한 기간을 필요로합니다. 게다가 연구 성과 발표 이후로도 길고도 철저한 검증 및 논문 방어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학계에서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 탓에, 노벨 과학상의 연구에서 수상까지는, 평균적으로 30년 가량 소요된다고 합니다. 정확히 위의 통계에서 보여주던 30년의 시간차와 일치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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