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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에 금속을 넣으면 위험한 이유
어느덧 가정의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 잡은, 전자레인지. 간편히 밥과 국을 데워먹기도, 즉석식품을 해 먹기에도, 간단한 조리를 하기에도, 편리해서 많은 분이 자주 사용하고 있을 텐데요. 전자레인지에 금속을 넣고 가열하면 위험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지식과 경험으로 체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원리로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려울 것 같아 보여서 그냥 모르고 말지하고 체념하고 있을 수도 있는데, 사실 의외로 아주 간단합니다.
전자레인지의 열은 전자관이라는 강력한 진공관이 마이크로파를 만들어냄으로써 발생합니다. 마이크로파는 전파 중에서도 파장이 짧고 진동수가 큰 극초단파인데, 성질상 공기, 종이, 사기, 유리, 플라스틱 등은 투과하고 금속에는 반사됩니다. 이러한 마이크로파가 전자레인지 안에서 회전하고 있는 식품에 조사되면, 식품을 둘러싸고 있는 유리나 종이, 플라스틱을 통과하여 식품의 물 분자와의 공진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 진동의 크기가 커지면서 물의 온도는 올라가게 되며, 이 뜨거워진 물분자의 에너지 때문에 전자레인지에 넣은 음식이 전반적으로 데워지는 것이죠.
그런데 금속이 등장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겉보기에는 단단하고 딱딱하기만한 금속도 사실 자유롭게 돌아 다니고 있는 전자로 가득합니다. 전기가 잘 전도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다만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가 금속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금속의 두께와 형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두껍고 평평한 전자레인지의 벽은 마이크로파가 부딪쳤을 때 금속 내 전자가 앞뒤로 진동하지만, 마이크로파는 그저 반사됩니다. 반면 금속 물질이 알루미늄 호일처럼 얇은 경우는 내부에서 진동하는 전자의 움직임에 버티지 못하고 매우 빨리 가열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발화되고 마는 것이죠.
포크나 숫가락 등이 전자레인지 고장의 원인이 되는 이유도 금속과 마이크로파의 영향입니다. 주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크나 숟가락, 알루미늄 호일 같은 대부분의 금속 물질은 곡선이나 모서리를 많이 가지고 있는 편입니다. 그런데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는 금속물질을 통과하지 못하고 반사되어 버리는데, 이때 금속의 곡선 부분이나 모서리에 반사된 마이크로파는 그대로 고농도의 전계를 형성하고 맙니다. 이렇게 되면 물질 주위의 공기가 이온화되며 큰 파열음을 발생시키죠. 뿐만 아니라 근처에 있는 금속 물질을 향해 강렬한 아크 방전(Electric arc)이 발생되는데, 그 결과 전자레인지가 고장나고 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 파이와 수프 등의 가공 식품은 전자파를 받은 얇은 금속이 매우 빨리 뜨거워지는 특성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 방법인 즉슨, 포장이나 케이스 등을 얇은 금속층으로 처리하되, 외부의 마이크로파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부분은 비금속물질로 마감하는 것이죠. 이러면 전자레인지에 넣어도 갑자기 발화하는 일은 없으며, 내부에 있는 금속층의 급격한 온도 상승을 통해 식품을 더 빨리 데울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너무 오래 가열하다보면 아무리 비금속물질로 외부를 둘러싼다고해도 결국 불이 붙고 말기 때문에 조심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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