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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자는 정정당당하고 용감한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자는 "백수의 왕"이며, 용기・힘・왕권의 상징으로 취급되고 있어, 많은 가문들이 사자를 상징으로 사용해오고 있습니다. 또 리처드 1세나, 하인리히 사자공, 호조 우지야스 등 용맹한 역사 인물의 별명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고대 이집트 왕가의 상징이었던 스핑크스도 사자에 모티브를 두고 있으며, 불교에서조차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타에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구절이 나올 만큼, 사자는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사자가 용감할까요? 일단, 용기라는 것을 정의해봅시다. 영문 위키페디아에 따르면, "용기란, 정신적・신체적 고통, 위험, 불확실성, 협박 등에 대항하는 선택이자 의지"라고 합니다. 괴테에 의하면 "두려움이 없는 것이 용기가 아니다. 그 두려움을 이기는 것이 용기"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리스크나 두려움에 직면하고도 이에 대항하는 것이 용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이 특별한 리스크나 두려움이 없는 행동이나 결정을 수차례 행한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그를 용감한 사람이라고는 말하지 않지요.

무리를 지어 스스로 먹이를 사냥한다는 이미지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 사자는 다른 동물이 잡은 먹이를 가로채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이에나나 치타, 표범 등이 주로 사자의 이 깡패짓에 희생당하죠. 게다가 습성상, 가능하면 자신보다 명백히 약한 상대를 사냥합니다. 사자가 물소를 사냥하는 건, 물소보다 만만한 동물이 없을 때에만 한정됩니다. 가령 물소를 사냥한다고 하더라도 정정당당하게 1대1로 승부를 걸기보다는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것을 훨씬 선호하며, 어쩔 수 없이 1대1이 될 수 밖에 없을 때도 주로 새끼나 약하거나 무리에서 떨어진 상대만을 노리죠.

즉, 다른 모든 육식동물과 마찬가지로 용감하다기보다는, 교활하고 비겁하며 기회주의적인 동물이 바로 사자입니다. 먹이사슬의 정점에 위치한 포식자이며, 고양이과 동물 중에서는 호랑이와 더불어 최강종이기는 하지만, 생태계 전체로 보면 결코 압도적인 강자가 아닙니다. 먼저 체급에서 불곰이나 물소에게 밀리며, 하마나 코뿔소는 무리 사냥을 해도 버거운 상대이며, 성체 코끼리까지 가면 상대조차 되지 못합니다. 강하다는 이미지 탓에 백수의 왕이라고 불리우지만, 진짜 강함만으로 따지면 코끼리가 더 강하니, 코끼리야말로 진정한 백수의 왕이라고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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