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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거미줄로는 비단을 만들지 않을까?

집청소를 하다가 거미줄을 발견해보는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겁니다. 거미줄은 겉보기에는 약해보이지만 가늘면서도 신축성이 있으며 의외로 상당한 강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그렇다면 여기서 "거미줄로 비단같은 옷감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생길법도 합니다. 사실 거미줄로 의복을 만들려는 시도는 이미 몇십 년도 전부터 계속되어왔습니다. 다만 거미줄로 만드는 거미 비단을 제조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을 뿐이죠.

곤충의 분비물을 뭉쳐서 의복으로 사용한다는 아이디어는 이미 오래 전에 실천된 상태입니다. 우리가 흔히 비단이라고 말하는 그 옷감은, 사실 누에고치 실로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비단은 대표적인 동물성 천연 섬유 중 하나이며 광택이 나면서도 부드럽고, 감촉이 시원하면서도 보온성이 뛰어나서 비단보다 훨씬 효율적인 합성섬유가 등장한 현대 시점에서도 결코 도태되지 않고 계속 쓰여오고 있습니다. 누에는 집단양식에 비교적 용이한 곤충으로 상당한 양의 견사를 생산해냅니다. 누에 한마리가 만드는 고치 하나는 1줄의 견사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길이는 최장 1,000미터에 이르죠.

 

거미의 경우 이 누에실보다도 더 강하면서도 신축성이 있으며, 이론적으로는 누에실보다도 다용도로 쓰일 수가 있습니다. 거미줄은 극히 가벼우면서도 그 강도는 강철보다도 더 높으며, 이를 활용해 해저 케이블이나 방탄 조끼, 항공기 자재 등 높은 강도가 필요한 분야 뿐만 아니라 의료 분야에서도 상처부위를 봉합하는데 쓰일 수 있기에 수많은 과학자들이 거미 비단 연구에 몰두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우리가 누에를 양식하는 것처럼, 거미를 양식해서 이처럼 훌륭한 거미실을 양산하지 않는 걸까요? 거미가 한 울타리에 갇혀 득시글거리는 모습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광경일 테지만, 아무튼 실제로 양식하는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거미들은 넓은 거주 반경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또 한 마리의 거미가 생산할 수 있는 거미줄의 양은, 누에 한마리가 생산해내는 누에실의 양에 비하면 슬플 정도로 작은 양입니다. 또 거미는 거미집을 완성하더라도 용도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그걸 다시 먹어치워버립니다. 게다가 거미는 자기 영역이 확실한 곤충입니다. 영역을 둘러싸고 이웃 거미와 갈등이 생길 경우 서로를 먹어치워서 해결하려드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거미를 대량 양식하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거미는 매우 사회성이 떨어지니까요. 

그러므로 거미 비단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거미가 어떻게 실을 만드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아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 거미줄을 제조하는 방법은 절대로 간단하지 않습니다. 거미한테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며, 부와 명예를 주고 기술이전을 요청해봐도 묵비권만 행사하니까요. 그래도 우리 과학자들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어떻게 거미줄이 만들어지는지는 알아낼 수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거미줄을 생산을 위해서는 실크도프가 필요한데, 이 실크도프를 얻기 위해서는 거미에게서 직접 추출하거나 박테리아같은 생물을 이용해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두 방법 모두 문제가 있었죠. 먼저 아무리 큰 거미를 길러도 거미 한마리에게서 얻어낼 수 있는 실크도프의 양은 매우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거미에게서 직접 얻어내는 것은 경제성이 너무 없었고, 박테리아로 만들어내기에는 아직까지도 적합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정리

정리하자면 거미줄은 그 특성상 매우 활용도가 높기에 비단으로 만들만한 경제적 가치는 있습니다. 그러나 거미라는 생물은 대량 양식에 부적합한데다, 개체당 생산량도 극히 낮았기 때문에 누에처럼 기르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렇다고 거미줄을 인공적으로 합성해서 만들자니 아직까지는 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구요. 몇몇 기업들 중에는 거미 비단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하는 기업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이들의 제품이 진짜 거미 비단에 얼마나 가까운지에 대해서는 매우 불투명합니다. 먼저 기밀정보를 공유해주지 않으니까 확실히 알 수가 없는 데다, 기껏 연구발표를 하더라도 실제 대량생산에는 아직도 갈길이 먼 경우가 태반입니다. 적어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대량생산된 거미 비단이 시장에 풀린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거미 비단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계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현단계에서는 거미의 유전자를 지닌 누에를 만들어내는 것까지 성공했습니다. 다만, 그 누에의 실도 기존에 비해 조금 더 품질이 좋아지는 수준이었지, 거미줄 같은 급은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과학자들이나 기업들도 아직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으니 언젠가 거미줄로 만든 장갑이나 모자를 써볼 기회가 있을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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