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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거미는 왜 다리를 움츠릴까?

집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보면 누구나 한번 쯤 길쭉한 다리를 움츠리고 죽어있는 거미를 발견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잘 관찰해보면 다리가 몸통을 따라 꽉 움츠러들어 있는데, 이는 거미의 다리가 지니고 있는 특수한 구조에 의한 것입니다. 인간 같은 척추 동물들의 다리를 움직이고 있는 것이 근육이라면, 거미의 다리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근육이 아니라 "수액"이기 때문이죠. 

거미는 기본적으로 유체의 힘으로 다리를 뻗고 있습니다. 거미 다리는 얇은 관이 이어져 있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관들이 이어져 있는 부위인 관절은 그 기능상 인간과 다를 바가 없죠. 일반적인 동물의 경우, 다리를 뻗기 위한 신근(伸筋)과 굽히기 위한 굴근(屈筋)이 한 세트가 되어 근육을 형성합니다. 인간으로 말하면 팔뚝을 구부리고 기지개 할 때 사용되는 상완 이두근과 삼두근에 해당하죠. 

그러나 거미의 다리에 있는 관절에는 굴근 밖에 없습니다. 뻗기 위한 신근이 없기 때문에, 그 대신 거미는 혈액인 혈액 림프를 다리로 보내서 가압하는 방식을 취하죠. 그런데 거미가 죽게 되면 이 혈액 림프의 압력을 잃게 됩니다. 그러면 거미 다리의 수축을 방해하는 요소가 사라지는 꼴이 되므로, 결과적으로 다리는 계속 쪼그라든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그렇다면 왜 거미는 신근을 없애고 수압식을 도입하였을까요? 

그 의문에 대해서는, 진화과정에서 더 크고 더 강한 굴근을 얻기 때문이라고 추측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 크기에 비하면 거미의 굴근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미는 굴근을 사용하여 먹이를 잡거나, 지하실 벽을 오르내리곤 합니다. 즉, 신근을 가지는 부담을 제거함으로써 굴근의 능력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또 거미는 이 강력한 굴근을 이동하는데 활용하기도 하는데, 굴근을 수축시켜 다리 관절에 강한 압력을 가한 후, 이를 단번에 해방시켜 공중에 날아오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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