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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노화 속도를 과학적으로 추정하면?
반려견을 오래 키워본 사람은 누구나 알겠지만 개의 신체도 인체와 상당히 비슷하게 노화를 합니다. 개도 인간의 백발처럼 머리가 하얗게 새는 경우가 있고 노화에 따라 하반신과 관절이 약하지기도 하죠. 그런데 개는 어떻게 나이를 먹을까요? 개 나이를 사람 나이로 환산하는 것 자체가 바보 같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상식으로는 개의 나이는 인간의 7배라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이는 일종의 속설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개라는 동물은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천천히 노화하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개의 노화 속도는 인간과는 전혀 다릅니다. 개의 인생 초기의 노화 속도는 매우 빠른데, 1953년 프랑스의 한 연구자가 개의 노화 속도를 파악하기 위해 청소년기와 죽음 등의 인간과 개의 삶의 변곡점들을 병렬 비교해본 결과, 강아지의 노화 속도는 인간의 15배에서 20배나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러나 완전히 성숙한 후에는 이 노화 속도가 매우 둔화하게 됩니다. 이 연구자에 의하면, 개의 노화 속도는 결국 5분의 1정도까지 떨어져 인간에 비하면 제자리 걸음 상태가 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즉, 개의 1년간의 노화 상태는 인간의 5년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좀 더 과학적으로 개 나이를 사람 나이로 환산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시간의 경과로 변화하는 DNA 상의 마커를 관측하는 것이었는데요, 이 마커는 수소로 감싸진 탄소원자인 메틸기(methyl group)가 결합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라 메틸화 마커라고도 불리우고 있습니다. DNA에 메틸기가 결합되면, 그 영역의 유전자의 활성상태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노화나 질병에 의해 게놈 상의 DNA메틸화 패턴은 변화해나가는 것이죠.
그리하여 생후 몇 주에서 16세까지의 래브라도 리트리버 104마리의 DNA 메틸화 패턴을 조사하고 각 연령대의 인간의 DNA 메틸화 패턴과 비교한 결과, 생후 1년 상태의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몸은 30세의 인간과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 약 7년 동안은 개의 1년간의 노화속도는 인간의 1.6년 정도까지 둔화된다고 합니다. 물론 이 수치는 어디까지나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경우이지, 견종이 다르다면 수치 역시 달라질 겁니다. 그러나 우리가 한가지 알 수 있는 점은, 개들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빨리 성숙하며 또 우리가 생각한것보다 훨씬 늦게 노화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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