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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달팽이는 눈이 없어도 볼수 있다!?
인간에게 있어서 시각을 담당하는 것은 오직 2개의 눈 뿐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인간은 눈 이외의 신체 기관을 통해 무언가를 "본다"는 것을 상상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인간이 사물을 볼 때는 눈으로부터의 받은 시각정보를 뇌에서 영상화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볼때 뇌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인간은 뇌만 가지고는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눈 이외의 기관으로 보는 것이 가능한 생물은, 의외로 여럿 있는 편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민달팽이(Slug)입니다.
민달팽이라고 하면 머리로부터 튀어나와 있는 눈이 상당히 특징적이죠. 민달팽이는 2개의 촉각의 선단에 달려 있는 성능 좋은 눈을 사용하여 주위를 지각합니다. 민달팽이는 기본적으로 건조한 환경을 싫어하기 때문에, 빛을 피해 밤이나 흐린 날에 활동하며, 파장이 짧은 청색광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청색광은 주위가 어두울 때도 보이는 성질이 있죠.
과학자들은 민달팽이의 눈을 절개하고, 눈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빛에 반응하는지를 실험해보았습니다. 그러자 민달팽이는 시각을 빼앗긴 상태에서도 짧은 파장의 빛을 피하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때 민달팽이는 빛이 머리에 닿았을 때만 반응했으며, 꼬리 부분에만 빛을 조사하는 경우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죠. 이 덕분에 반응이 일어나는 부위가 뇌라는 사실을 쉽게 특정할 수가 있었습니다.
즉, 민달팽이의 뇌에는 사실 빛에 반응하는 뉴런이 있으며, 이 때문에 시력을 잃어버려도 뇌의 빛 수용체를 활용하여 "보는" 것이 가능했던 겁니다. 그 원리는 바로 빛을 수용하면 활성화되는 성질을 지닌 로돕신(Rhodopsin)이라는 단백질을 활용하는 것이었는데, 이 로돕신은 말미잘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동물계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생물들의 눈에 활용되는 단백질입니다. 다만 민달팽이는 이것이 뇌에도 있으며, 그 덕분에 어두운 장소를 잘 찾아갈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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