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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출원을 꺼리는 이상한 기업이 있다?!
오늘날의 수많은 기업들은 특허출원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삼성전자든 애플이든 간에 경쟁자들보다 한시라도 빨리 특허를 따내면 특허료를 통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고, 설령 특허료를 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출원한 기술을 자기가 활용한다는 방어적 목적에 있어서만큼은 충분히 소임을 다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만사에는 언제나 예외가 있는 법. 모든 기업들이 특허출원에 목을 매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적으로는 업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가능한한 특허출허를 억제한다는, 일반적인 상식과는 배치되는 방향으로 경영되는 기업이 있기 때문이죠. 그것도 컬트적인 느낌의 B급 기업이 아니라 관련 산업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는 세계적인 회사가요. 키엔스(Keyence)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특허(特許)는 발명을 한 자 또는 그의 정당한 승계인에게 그 발명을 대중에게 공개한 대가로 일정 기간 동안 배타적인 권리를 주는 행정행위를 말한다, 라고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국가가 주는 기술 독점권으로, 해당 기술에 대한 독점권을 인정해주고 경제적 이득을 보장해주는 대신 기술의 공개를 요구하는 것이죠. 특허가 없었던 시절까지만해도 모든 기업이나 개인들은 자기가 개발한 기술을 비밀처럼 취급하고 꽁꽁 숨겨놓기만 했습니다. 이런 까닭에 기술 수준의 진보에 큰 제한이 있었고 틈만 나면 기술정체가 일어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특허제도를 통해 기술의 조건부 독점을 인정하고 나아가 타인의 부당한 특허권 침해에 대해 민·형사적 제재를 인정하자, 공정한 기술경쟁이 유도되면서 전반적인 기술진보가 촉진되었고 이것이 바로 현대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가 되었죠.
개발해낸 상품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는 것으로, 핵심 기술은 공개하되 독점적인 판매권을 획득하여 매출을 늘리는 것이 제조업 회사의 기본적인 전략입니다. 다만 특허를 취득하는데 드는 시간이나 비용은 결코 적지 않으며, 취득한 특허를 보유하고 유지하는 것도 공짜는 아닙니다. 게다가 특허를 출원한다는 것은 핵심기술을 공개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만약 경쟁사보다 압도적인 기술우위를 구축하고 있다면 도리어 특허 취득이 기술우위를 유지하는데 장해가 되고 맙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키엔스는 특허 출원수를 가능한한 억제하고 있습니다. 2020년말 현재, 키엔스가 보유중인 미국 특허는 모두 454건인데, 이는 동종 경쟁사인 오므론(5803건)에 비해 무려 13분의 1에 해당하는 작은 규모입니다.
즉, 특허를 취득하지 않고 관련 기술을 미공개로 유지함으로서 경쟁회사가 기술적으로 자사를 따라올 수 있는 사다리를 걷어차내고 압도적인 기술우위와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기에 키엔스의 성적은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매출액이 업계 단독 1위인 점은 당연하고 영업이익률은 매년 50%를 넘고 있습니다. 제조업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대체로 10% 미만이며 지난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호황으로 업황이 좋았던 삼성전자조차 영업이익률은 15.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경악스러운 수치죠. 또 기본적으로 무차입 경영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총 자산의 3분의 1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데다 자기자본비율도 95.8%로 재무구조마저 흠잡을 곳없이 매우 탄탄합니다. 또 일본 제조업계에서 가장 평균 연수입 쎈 회사이기도 한데, 키엔스 직원들의 2020년 평균 연수입은 1839만엔으로 구글의 평균 연봉인 약 14만 달러조차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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